日 “얼굴 팬티 못 벗어”…마스크와 ‘헤어질 결심’ 못한 아시아

“화장·억지미소 안 해도 돼”
미세먼지·감염병 확산에 익숙
타인에 대한 예의·배려로 여겨

서울 시청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마스크를 착용하면 화장을 하거나 억지로 웃을 필요가 없어 편안하다고 느낀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하는 등 관련 규정을 완화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대한 외신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아시아 사람들이 마스크 제재 완화에도 여전히 착용하는 이유’라는 기사에서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인들이 계속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이유를 집중 조명했다.

NYT는 “미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은 몇 달 전에 마스크 착용 의무사항을 폐지했다”며 “그러나 동아시아 국가들의 많은 국민들은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마스크 착용을 완전히 중단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마스크 착용 관련 안내문이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우선 한국과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쓰면 화장을 하거나 미소 등 표정 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편리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문화연구자 김상민씨는 “마스크가 얼굴의 아름다움을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감을 덜어준다”며 “사람들은 자기 얼굴이 가려지는 것에 편안함을 느끼고 민낯을 드러내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마스크를 벗는 게 마치 속옷을 벗는 것과 같다’는 의미에서 마스크를 ‘가오판쓰(얼굴 팬티)’라고 부르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요코하마에서 발레를 가르치는 니시무라 미즈키(24)씨는 “학생들에게 마스크 착용은 반사작용 같은 게 돼서 착용을 권고하지 않아도 계속 마스크를 쓴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뭔가 빠졌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NYT는 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감염병 확산 사태를 겪어 마스크 착용이 익숙해졌다는 점을 꼽았다. 2002년 사스와 2012년 메르스 등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마스크 착용 습관이 있던 아시아에서는 팬데믹 2년간 마스크 착용이 바꾸기 어려운 습관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일본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엄격하게 요구하지는 않지만 착용을 계속 권장한다는 점도 마스크를 계속 쓰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에서는 대중교통과 의료기관에서 마스크 착용이 여전히 의무이고,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쓸 필요 없다고 선언한 일본도 실내 마스크 착용은 권장하고 있다.

NYT는 독감과 계절성 알레르기 같은 호흡기 질환을 피하려는 것도 사람들이 계속 마스크를 쓰기로 하는 한 가지 이유라고 전했다. 동아시아 대기의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해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마스크를 쓰는 데 이미 익숙해져 있다는 점도 마스크를 계속 쓰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어 아시아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게 타인을 배려하는 에티켓으로 여긴다는 점도 지적했다. 주변의 누가 면역력이 약한지, 누가 취약한 사람과 함께 사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일반적 예의라는 것이다.

김상민씨는 “한국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 무례하다고 여길 수 있다”며 “그들은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을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