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경련을…” 군대 빼내려 거짓신고한 母 기소

지난 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인지방병무청에서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기사의 내용과 직접 관련 없는 사진. 공동취재

검찰이 허위로 뇌전증 진단을 받아 병역 의무를 면제받은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일부 어머니가 아들의 병역 면탈에 개입해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가 6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병역 브로커 김모(38)씨 등 22명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와 병역 면탈자 15명 외에 6명이 공범으로 기소됐다. 이 중 4명이 아들을 둔 어머니인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커 김씨와 공모한 A씨는 지난해 5월 13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아들의 사무실에서 “아들이 쓰러졌는데 의식이 없다. 입에 거품이 있고 몸이 굳어 있다”고 119에 신고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아들은 “20살 때부터 연간 3~4회 정도 발작이 있었다”는 취지로 증상을 설명했고 ‘난치성 뇌전증을 동반하지 않은 상세 불명의 뇌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또 이러한 내용의 병무용 진단서로 같은 달 18일 재신체 검사대상인 7급 판정을 받았다.

또 다른 어머니 B씨는 지난해 10월 23일 서울 동작구에 있는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아 “밤 12시에 컴퓨터를 하던 아들이 의식을 잃었고 3분 정도 경련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전부터 가벼운 발작 증상이 있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이러한 주장은 아들의 부탁을 받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어머니 C씨 역시 2020년 11월 23일 “애가 자는 모습이 이상해서 자세히 봤더니 정신을 잃고 몸을 떨고 있다”고 119에 신고했다. C씨는 병원에 도착한 뒤 의사에게 “(아들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몸을 떨고 있었고 팔다리가 뻣뻣했다”고 거짓 진술해 뇌전증 진단서를 받도록 도왔다.

어머니 D씨는 지난 2021년 3월 브로커 김씨와 공모해 ‘뇌전증 시나리오’를 전달받아 아들에게 건네줬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또 다른 병역 브로커 구모(47)씨의 병역면탈 범행을 돕다가 자연스럽게 수법을 습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를 통해 병역을 면탈한 병역의무자 15명도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이들로부터 건당 300만∼1억1000만원을 받는 등 총 2억6610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에 대한 첫 재판은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조상민 판사 심리로 다음달 10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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