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판결이 중요한가요?”… 고민정 질문의 반전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이 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TV 화면 캡처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6일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대법원 판결이라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요?”라는 질문을 했다가 국회 장내에서 실소가 터져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 장관은 당연한 질문에 당황한 듯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대법원 판결이 중요한 건가요’라고 질문하신 게 맞습니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알고 보니 이는 고 최고위원이 미리 준비한 계획의 일환이었다. 고 최고위원은 이어서 나온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느냐”고 물었다. 윤석열정부의 법무부 장관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고 했는데, 외교부도 앞선 대법원 판결 취지와 거스르는 해법으로 나아가면 안 된다는 취지였다.

이날 고 최고위원은 과거 한 장관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폭행한 혐의(독직폭행)로 기소된 정진웅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걸 언급하면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시나”라고 물었다. 아래는 대정부 질문에서 고 최고위원과 한 장관이 주고받은 질문과 답변이다.

고민정-지난해 11월에 정진웅 검사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군요. 여기에 대해 대법원 판결 존중하십니까?
한동훈=제가 공감하지 않는 부분은 있지만 당연히 존중은 합니다. 제가 그렇게 입장을 냈고요.

-대법원 판결이라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요? (장내 웃음)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무슨 말씀이시죠?

-질문 그대로를 드린 겁니다.
=대법원 판결이 중요한 건가요, 이렇게 질문하신 게 맞습니까? 대법원 판결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존중해야 되는 건 맞습니다.


이후 유튜브와 온라인상에서는 고 최고위원이 ‘대법원 판결이라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요?’라고 질문한 장면을 영상이나 사진으로 편집한 내용이 확산됐고, 당연한 질문을 한다는 비난과 조롱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어진 박 장관에 대한 대정부 질문에서 고 최고위원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질문을 했던 이유가 드러났다.

고 최고위원은 한 장관에 대한 대정부 질문 이후 박 장관을 불러 “강제징용 피해 관련 일본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나”라고 질문했다.

이어 “한 장관에게 대법원 판결에 대해 물은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대법원 판결이 중요합니까’라는 질문은 모두가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질문이다. 당연한 얘기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민정-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 존중하십니까?
박진=존중합니다.

-현재 외교부에서 강제징용과 관련한 해법의 핵심은 뭔가요?
=피해자들이 요구하고 계신 사죄와 배상, 이것이 최대한 존중되면서 한일 간에 외교적으로 풀 수 있는 접점을 지금 찾고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 대해 대통령과 총리는 물론이고 윤석열 정부의 모든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게 맞죠?
=정부 차원에서 이 문제를 조속히 풀어서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략)

-말씀을 길게 드린 이유는, 앞서 한동훈 장관에게 대법원 판결 물은 것도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대법원 판결이 중요합니까’라는 질문은 이렇게 우리 모두 여야가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정도의 질문인 겁니다. 당연한 얘기이죠. 대법원 판결이 그만큼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중요한 것입니다.


박 장관은 ‘일본 정부가 과거 사죄 담화 계승을 통한 입장 표명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교도통신 보도에 대한 고 최고위원의 질의에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통절한 반성과 사과의 내용이 나와 있는데 (일본이) 그것을 포괄적으로 계승할 경우 그 내용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한·일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 최고위원은 이날 밤늦게 페이스북에 논란이 됐던 대정부 질문 장면을 짧게 편집한 유튜브 영상을 올렸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에게 대법원 판결의 중요도를 묻는 질문에 곳곳에서 비웃음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며 “그럼에도 질문을 했던 이유는 대법원 판결의 중요도는 민주주의 나라에서 언급할 필요도 없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정부는 강제징용 해결에 있어서 대법원 판결을 뒤집는 결정을 한다면 국민 모두의 비웃음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스스로 비웃음거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