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나마나’ 전세 보험… “수도권 빌라 66% 가입 불가”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문턱이 높아지는 오는 5월부터 수도권 빌라 전세거래의 3분의 2는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됐다. 보증금을 지킬 수단이 사라지는 만큼 전세 대신 목돈이 묶이지 않는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강해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전세 세입자의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는 한층 커질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는 서울·경기·인천 소재 연립·다세대주택의 최근 3개월치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을 분석한 결과, 이들 전세 거래의 66%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90%를 초과했다고 7일 밝혔다. 다음 달에 발표되는 주택 공시가격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해 공시가격이 지금보다 10% 빠지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했다.

지금 시세가 유지된다면 이들 주택은 전세금 반환보증 대상의 전세가율 기준이 현행 100%에서 90%로 낮아지는 5월부터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게 된다. 정부는 주택택도시보증공사(HUG)를 비롯한 모든 보증기관이 동일하게 전세가율 90% 이하만 보증보험 가입을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전세사기 예방대책을 지난 2일 발표했다.


전세가율 90% 초과로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거래 비율은 서울 64%, 경기 68%, 인천 79%였다. 서울에서는 강서구가 88%로 가장 높다. 이어 금천구(84%), 영등포구(82%), 도봉구(81%), 관악구(80%)가 80%를 넘겼다. 이들 지역에서 전세로 나온 빌라 가운데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집은 5곳 중 1곳이 안 된다는 얘기다. 보증보험 가입 불가 거래 비중은 은평구(79%), 중구(77%), 중랑구(78%), 양천구(76%), 구로구(73%), 강동구(72%)도 70%대로 높았다.

수도권에서 이 비율이 가장 높은 인천에서는 강화군이 90%를 기록했다. 이곳 빌라 전세 10건 중 9건은 보증보험 가입이라는 안전장치를 설정할 수 없어진다. 계양구(87%), 남동구(83%), 서구(81%)까지 인천 9개 군·구 가운데 4곳의 전세 보증보험 가입 불가 비율이 80~90%에 이른다.

경기는 의정부시와 광주시가 각각 86%로 가장 높다. 이천시(84%), 가평군(83%) 김포시·남양주시(각 81%) 등이 뒤를 이었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3월에 공시가격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이고 5월부터 전세가율 90% 기준이 적용되면 보증보험 가입이 불가능한 빌라 전세 거래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세 계약 때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게 되면 보증금 미반환을 우려해 월세로 넘어가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때문에 집주인이 다음 전세 세입자를 찾기 어려워지면, 기존 세입자의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 진 팀장은 “세입자들의 순조로운 주거 이동과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전세퇴거대출 조건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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