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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든 채 숨진 초등생… 이웃들 “비쩍 말라, 혼자 분리수거”

“한겨울에도 얇은 옷 입어 의아”
이웃들에게 “어머니는…” 극존칭

온몸에 멍든 채 숨진 초등학생 A군이 살던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 현관에 8일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엄청 마른 형이 혼자 낑낑대며 분리수거하는 모습을 종종 봤었어요.”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초등학교 5학년생 A군(12) 가족이 살던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8일 만난 또래학생 등 이웃주민들은 A군의 생전 모습을 어렵지 않게 기억했다. 비쩍 마른 몸으로 혼자 분리수거를 하던 A군을 보며 혀를 차본 경험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 아파트 주민은 “한겨울에도 얇은 옷만 걸치고 나와 있던 마른 몸의 A군을 본 적이 있다”며 “친부모 밑에서 크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일부 주민은 A군이 가족과 동떨어진 아이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 이웃주민은 “A군이 다른 두 딸과 달리 엄마에게 ‘어머니’라고 극존칭을 썼다”며 “당시에는 입양을 했나, 어디서 데리고 왔나 하는 이상한 생각까지 했다”고 떠올렸다.

또 다른 주민들은 A군이 숨졌다는 소식에 충격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나무 데크 등으로 리모델링한 A군의 집 테라스를 가리키던 한 주민은 “잘 꾸미고 살아서 부자가 이사왔나 생각했을 뿐, 평소 관심을 두지 않았다”며 “이런 안타까운 일이 생겨 너무 마음 아프다”고 털어놨다.

온몸에 멍든 채 숨진 초등학생 A군이 살던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 테라스가 8일 나무 데크 등으로 리모델링돼 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지난 7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군의 친부 B씨(39)와 계모 C씨(42)를 긴급 체포했다. 이들은 자택에서 A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체포 당일 오후 1시44분쯤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A군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A군의 몸에서는 멍 자국이 여러 개 발견됐다.

아울러 A군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홈스쿨링을 이유로 학교에 나오지 않아 교육당국이 집중관리하던 학생으로 조사됐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A군은 매뉴얼에 따라 관리가 됐다”면서도 “이번 일과 관련해서는 매뉴얼에 문제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B씨와 C씨는 현재 학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초기 조사에서 “몸에 있는 멍은 아이가 자해를 해 생긴 것”이라고 진술했다.

집 안방과 작은방에 설치된 CCTV에도 최근까지 녹화된 영상은 없었다. 해당 CCTV는 휴대전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집 안을 볼 수 있는 장치다.

이에 경찰은 B씨와 C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해 평소 대화 내용과 포털사이트 검색어 등을 확인하고 사진 등 학대 혐의 관련 증거의 유무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B씨와 C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글·사진 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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