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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했던 구글… AI ‘바드’ 오답에 시총 134조원 증발

구글 모기업 알파벳 하루 주가 7.44% 급락
‘챗GPT’ 의식한듯 서둘러 ‘바드’ 공개 시연

구글 로고를 새긴 간판이 2019년 5월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 앞에 설치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인공지능(AI) ‘바드’의 오답 하나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허공으로 날려버렸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시가총액 1060억 달러(약 134조원)가 하루에 증발했다.

구글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행사를 열고 검색, 지도, 번역에서 AI 활용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검색 기능에 탑재할 AI 바드를 시연했다. 바드는 지난 6일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가 블로그에 “수주 안에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대화형 AI다. 구글에서 오랫동안 개발해온 AI 람다 기반으로 설계됐다. 바드(Bard)는 시인을 뜻한다.

구글이 바드를 서둘러 공개한 배경을 놓고 미국 스타트업 오픈AI에서 개발된 대화형 AI ‘챗GPT’를 의식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오픈AI에 100억 달러(약 12조원)를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7일 자사 검색엔진 ‘빙’에 챗GPT를 장착했다. 검색엔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빙이 향후 구글의 점유율 일부를 빼앗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서둘러 소개한 바드는 아직 정보를 충분하게 습득하지 못했다. 바드는 이날 시연에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새로운 발견을 9세 어린이에게 어떻게 설명할까”라는 질문을 받고 “태양계 밖 행성을 처음 찍는 데 사용됐다”고 답했다.

하지만 태양계 밖 행성을 처음 촬영한 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아닌 2004년 유럽남방천문대의 VLT(Very Large Telescope·초거대 망원경)이다. 바드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셈이다.

이로 인해 알파벳의 주가는 이날 미국 나스닥거래소에서 정확히 100달러까지 7.44%(8.04달러)나 급락했다. 알파벳은 구글과 더불어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소유한 지주사 형태의 기업이다. 세계 시총 4위, 미국 내 3위인 알파벳의 주가는 웬만해선 하루 만에 7% 수준으로 급락하지 않는다. 그만큼 바드의 오답 충격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알파벳의 시총은 불과 1거래일 만에 1조3840억 달러에서 1조2780억 달러로, 1060억 달러나 증발했다. 우리 돈으로 134조원이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알파벳은 미국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닷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함께 세계에서 5개뿐인 시총 1조 달러를 넘긴 기업이다.

알파벳의 주가 급락은 최근 AI에 대한 투자 과열의 부작용으로도 볼 수 있다. 세계 시총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챗GPT의 열광적인 인기를 발판 삼아 주가를 높여왔다. 이로 인해 구글을 포함한 다른 AI 개발사,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덩달아 상승했다. 구글은 한때 80달러대까지 밀렸던 주가를 최근 100달러 위로 끌어올렸지만, 바드의 오답으로 곤경에 처하게 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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