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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당하다 숨진 초등생의 쓸쓸한 빈소…“장지·발인일도 못 정해”

9일 인천시 남동구 모 장례식장에 아동학대로 사망한 초등학생 A(12)군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유족들이 너무 마음 아파하고 있습니다.”

9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장례식장 지하 1층. 이곳에는 최근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A군(12)의 빈소가 있었다.

장례식장 내 가장 작은 공간에 마련된 A군의 빈소는 친모 B씨(34) 등 유족과 지인 일부만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적막 속에서는 유족들의 흐느끼는 소리만 이어졌다.

환하게 웃고 있는 A군의 영정 사진 앞에는 평소 좋아하던 과자와 음료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A군의 빈소는 8일 부검이 끝난 뒤 급하게 마련됐다. 그러나 유족은 갑자기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A군의 모습에 가슴을 치며 장지와 발인 일자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B씨는 “아이를 데려왔어야 했다”며 후회했다. 그는 A군의 친부인 C씨(39)와 2011년 결혼한 뒤 2018년 이혼했다. 이후 아이를 만나러 갈 때마다 C씨로부터 매몰차게 거절을 당했다고 전했다.

다른 유족들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C씨와 A군의 계모 D씨(42)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유족의 한 지인은 “이렇다저렇다 함부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족들이 힘들어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C씨와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D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C씨는 최근까지 상습적으로 A군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D씨는 7일 A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C씨의 상습적인 학대와 A군 사망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A군은 사망 당시 온몸에 타박흔(외부충격으로 생긴 상처)으로 추정되는 멍이 발견됐다. 또 지난해 11월 24일부터 홈스쿨링을 이유로 학교에 나오지 않아 교육당국이 집중관리하던 학생으로 조사됐다.

C씨와 D씨는 경찰 조사에서 “훈육을 이유로 아이를 때렸다”며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다만 “학대인 줄 몰랐다”고 주장 중이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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