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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엄친아] 로스쿨 가는 연대선배가 기도모임 또 만드는 이유

엄마 친구 아들(혹은 아이)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지요? 누가 봐도 잘 자란 주변의 자식을 일컫는 말입니다. 믿음을 지키며 잘 자란 엄친아도 참 많습니다. [교회엄친아]에서는 그런 신앙인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마냥 부러워하자고 그들을 섭외한 것이 아닙니다. 세상 완벽해 보이는 그들도 그분 앞에서 한없이 연약한 존재임을 고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만을 붙들고 지금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더군요. ‘왜 공부를 해야 하지’하는 고민을 하고 있는 당신 혹은 그런 자녀를 두신 학부모에게 교회 속 엄친아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그분의 선한 계획이 있기에….

최지현씨가 공부하는 크리스천 후배 독자를 위해 써준 글. 신은정 기자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원광대학교 로스쿨 진학을 앞둔 최지현(27)씨는 요즘이 지금껏 살아온 인생 중 가장 바쁘다고 했다. 법학도가 아닌 그가 로스쿨에서 3년 동안 쌓아야 하는 법 지식이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고3보다 바쁜 이 시기에 그는 로스쿨기독학생연합회를 준비하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 온라인으로 큐티하고, 기도하는 신앙 공동체다. 최씨가 이런 모임을 만든 이유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때문이었다. 주일마다 교회 가는 자신에게 “신앙이 좋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최씨는 “고카페인 음료를 달고 살며,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공부 스케줄을 잡는 로스쿨 학생들이 하나님 마음과 사명을 먼저 일깨우길 소망한다”고 했다.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최고점수를 받아 정시로 연세대에 합격한 최씨는 불문학과 외교통상학을 복수 전공했다. 최씨는 고교 시절에도 교내 기도 모임에 꼭 참석했고 주일 성수도 빼먹지 않았는데, 그러면서도 난도가 높았던 ‘불수능’ 당시 최고점을 받았다. 그러자 한 선생님은 그런 최씨에게 “너를 보니 하나님이 계시긴 하구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간에 쫓기는 학창 시절과 로스쿨 입학을 앞둔 최씨가 불안한 마음을 떨치고 예배드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최씨는 ‘매 순간 내가 하는 공부가 내 것으로 쌓인다’는 생각을 늘 갖는다는 조언을 뜬금없이 했다. 이는 소위 말하는 ‘멘탈 케어’와도 연결됐다. 우리는 누구나 끝없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학생의 경우는 지금 내가 다니는 학원, 듣는 인강(인터넷강의), 선택한 문제집이 최선인지에 대해 의심한다. 최씨는 “공부 끝은 결국 만난다고 생각한다”며 “한번 결정한 것이 있다면 후회하지 말고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나님이 택한 시점에, 선한 방식으로 그 지식이 반드시 사용된다고 생각하라고 최씨는 조언했다.

모든 공부는 쌓인다고 재차 강조한 최씨는 초등학교 시절 다독을 추천했다. 최씨 집에는 TV가 없었다. 부모님은 심심해하는 최씨를 위해 일주일에 3~4권씩 배달되는 독서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책 중에는 재미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었다. 최씨는 “독서에서 생긴 지식이 쌓여 언제 쓰일지 모른다”고 했다. 또 하나 강조한 것은 영어 습관. 최씨가 기억하길 그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까지 하루 10~20분 길지 않은 시간을 전화로 영어 선생님을 만났다. 최씨는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았는데 꾸준하게 전화영어를 한 덕에 귀가 먼저 트였다”고 했다. 오랜 기간 쌓인 영어 듣기와 말하기는 읽기와 쓰기 등 다른 영역에서도 빛을 발했다.

‘주일 성수를 하느라 공부 시간을 뺏긴다’고 생각하는 이들과 최씨는 달랐다. 그는 주일 성수가 오히려 쉼이었다고 표현했다.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인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곳인 교회였다”고 말한 최씨는 “‘오늘 주님 품 안에서 푹 쉬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솔직하게 기도한 게 기억난다”고 했다. 가족이나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나눴던 것도 주일이었다. 최씨는 “말 그대로 영혼육의 쉼이었다”고 했다.

최지현씨 제공


그는 치열하게 공부하던 또래가 모인 기숙사 고등학교에서도 기독교 동아리 모임과 주일 성수를 빼놓지 않았다. 최씨는 “새벽 6시에 매일 샤워 바구니를 들고 30분에서 1시간가량 서로를 위해 기도했고, 수요일 점심에는 기도 모임을 가졌다”고 했다. ‘공부할 시간을 뺏긴다’는 이유로 학교에서도 기독교 동아리를 반기지 않았다. 기도 모임 장소 대관이 잘 안되거나 주일 예배때문에 외출 허락이 녹록지 않았다. 그런데도 최씨 등 기독교 동아리 친구들은 순수한 신앙을 이어갔다. 최씨는 “기도하는 작은 시간이 정말 소중했다”며 “왜 하나님께서 모여서 기도하는 데 힘쓰라고 하셨는지를 알게 되는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최씨는 대학에서는 무신론 서적까지 독파하는 등 ‘공부 스타일’로 또 다른 하나님을 만났다. 기독교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반크리스천 정서가 깃든 필수 교양 과목을 선택 과목으로 바꾸는 일에 동참하기도 했다. 정책과 법의 중요성을 깨달아 로스쿨을 선택했다는 최씨는 공직에 입문하고자 하는 꿈을 꾼다. 최씨는 “법조인으로 나아가기 전에 하나님 앞에서 우리를 왜 법조인으로 부르셨는지에 대해 깊이 기도하면서 미래를 구체화하려고 한다”며 강원대, 아주대, 원광대 등 로스쿨 학생 4~5명이 있는 로스쿨기독학생연합회를 잘 이끌어 가보고 싶다고 했다.

최씨는 크리스천 후배를 위해 한마디를 써달라는 말에 “하나님의 선하심, 그 안에서 꿈꾸고 달려라”는 말을 남겼다. 믿음 안에서 뭐든지 최선을 다하는 최씨가 전할 법한 이야기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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