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현준씨로부터 ‘갑질’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전직 매니저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23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 매니저 김모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신씨의 로드매니저이자 소속사 대표였던 김씨는 2020년 7월 연예매체 기자에게 신씨가 욕설과 ‘갑질’을 일삼았고 수익 배분을 약정대로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얘기를 들은 기자는 온라인매체에 신씨와 관련한 의혹 기사를 게재했다.

김씨는 신씨가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신씨는 2010년에 정당한 치료 목적임을 인정받아 수사기관에서 종결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신씨의 배우 이미지에 타격을 주기 위해 김씨가 허위 제보를 한 것으로 보고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과 2심은 김씨의 갑질 등 의혹 제기와 관련된 명예훼손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1심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2심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회적 평판과 명예 가치를 훼손하고자 하는 명확한 목적에 따라 파급력이 큰 인터넷 언론사들을 통해 여러 차례 악의적인 기사가 게재되도록 했다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제기한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프로포폴 투약의 불법성과 제보 내용이 허위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2010년쯤 서울중앙지검이 프로포폴 투약 관련 수사와 관련해 신씨도 수사 선상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당시 그런 수사를 한 것은 맞지만 당시는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분류되기 전이었고 신씨는 피내사자 신분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당시 신씨는 커피숍에서 만난 수사관들에게 ‘목 디스크 시술 때 프로포폴을 맞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2심 재판부는 “마약 수사관이 프로포폴과 관련해 신씨와 면담까지 했던 점 등을 종합하면 김씨가 제보 내용이 허위라고 인식했다는 점에 관한 (검찰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런 2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 문제가 없다고 봤다.

앞서 신씨는 갑질 의혹 등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가 김씨로부터 고소당하기도 했다. 신씨는 김씨가 고발한 명예훼손 등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020년 7월 김씨가 프로포폴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낸 고발장을 ‘불법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반려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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