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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춤했던 금융허브 홍콩, 명예회복 ‘키’는 “고령화 대비”

의료·바이오 중심 ‘신경제’ 선도 전략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 본토 자본의 해외 기업 투자 가능

홍콩 센트럴 지역에 위치한 홍콩거래소(HKEX) 내부. 홍콩거래소 제공

홍콩은 싱가포르로부터 아시아 1위 금융허브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일부 조사에서는 금융 경쟁력이 밀렸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홍콩거래소는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부침을 겪었다. 글로벌 IPO 자금조달액 기준 세계 1~3위를 놓치지 않았던 홍콩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해 한국거래소에 밀려 4위까지 내려앉았다.

홍콩은 명예회복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유태석 홍콩거래소(HKEX) 시장본부 전무는 홍콩거래소의 새로운 먹거리로 중국의 고령화에 대비한 ‘신(新)경제’를 꼽았다. 올해 하반기엔 ‘중국 자본의 해외 자본 투자’라는 획기적인 사건이 일어날 예정이다.

-홍콩거래소가 지난해 부진했는데, 타개 전략이 있다면.
“중국은 고령화를 대비하기 위해 경제 프레임을 바꾸는 중이다. 기존에는 금융, 원자재 위주였지만 이제 바이오·의료 기술 중심의 ‘신경제’로 넘어가고 있다. 중국은 아직 성장이 더 필요한 개발 국가임에도 고령화를 대비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다. 이를 미리 준비하기 위해 고령화 대비 관련 IT 업종, 바이오 기업을 키우려고 하는 상황이다. 홍콩거래소도 이 같은 사회적 변화에 발 맞춰 신경제 부문 상장의 메카가 되고자 한다.”

-어떤 방식으로 신경제를 주도할 수 있나.
“홍콩거래소는 약 6년 전부터 신경제에 대비하기 위한 상장 제도 개혁을 시작했다. 먼저 2018년 차등의결권(WVR) 구조를 가진 기업의 상장을 허용했다. 차등의결권은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기업의 경영권 방어수단 중 하나다. 통상 IT 업계에는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기업들이 많은데, 이들까지 포섭하려 한 것이다. 또 수익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생명공학 기업의 상장을 허용했다. 바이오업계 특성상 생명공학 회사들은 성장성이 높게 측정되더라도 제품이 팔리기 전까지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 홍콩거래소는 상장 제도를 바꿔 바이오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했다.”

-상장 제도 개혁의 효과는 어떤가.
“지난 4년간 거의 70% 이상의 IPO 자금조달이 신경제 관련 규정을 바꾼 것으로부터 기인했다. 홍콩거래소의 IPO 조달액 중 지난해 말 기준 신경제 부문 상장 비중이 65%에 달한다. 금액 기준으로 9160억 홍콩 달러에 이른다. 신경제 주식 관련 구조화 상품 역시 하루 거래량 비중이 커지고 있다. 새로운 상장제도 도입 이후 홍콩거래소의 의료 부문 IPO 자금조달액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올해 홍콩거래소의 부활의 ‘키’가 있다면.
“하반기에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에 상장된 외국 주식회사에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꿀 예정이다. 이에 지금껏 중국 본토 자본은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만 투자가 가능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이들이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해외 기업에 자본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홍콩을 통해 해외 자본이 들어왔다면 이제는 홍콩을 통해 중국 자본이 해외로 나가는 셈이다. 중국 은행에 들어 있는 적금만 25조 달러 이상이다. 이 정도 자금이 자본시장에 투입되면 세계 금융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해외 기업들에게 올해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태석 홍콩거래소(HKEX) 시장본부 전무. 홍콩거래소 제공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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