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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창문에 불꽃 축제가”…고3 수험생 울린 친절 기관사들


“왼쪽 창문으로 불꽃 축제를 볼 수 있습니다.”

모두가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던 지하철 안에서 갑자기 안내 방송이 나왔다. 당시 고3이던 A씨는 고개를 들어 이촌역 근방에서 벌어지던 불꽃놀이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A씨는 서울교통공사 고객센터에 “수시 준비로 인해 콕 찔러도 눈물 날 것 같은 ‘멘탈’이었는데 방송 덕분에 감탄하면서 즐겼다. 감사하다”고 사연을 남겼다.

서울교통공사는 이처럼 지난해 서울 지하철에 접수된 칭찬 민원이 2435건으로 전년보다 188건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가장 많은 유형은 열차 승무원의 감성 방송에 대한 칭찬이었다. 또 역 직원과 보안관, 청소 노동자에게도 많은 칭찬이 접수됐다.

B씨는 “가족 같은 분의 장례가 있어 많이 울고 힘든 하루였다. 새벽에나 잠이 들었다”며 “눈도 팅팅 붓고 몸도 천근만근인데, 출근길 기관사님의 밝은 음성과 힘을 주는 멘트에 감동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사연을 전했다. 한 외국인은 “아이폰 2대를 잃어버렸는데 숭실대입구역 직원 도움으로 다시 찾을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에서 같은 상황이었다면 절대 찾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사의를 표했다. C씨는 “교대역에서 어머니가 소형 보청기를 분실했다. 작고 고령이신 탓에 찾기가 힘들었다”며 “교대역의 김영호씨가 흔쾌히 도와주셔서 역사 한쪽 구석과 쓰레기통에서 보청기를 찾았다. 어머니의 소리를 되찾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공사에 따르면 칭찬 민원 2435건 중 1755건(72%)이 승무원 안내 방송에 대한 칭찬이었다. 지하철 4호선에 근무 중인 최경천 차장은 가장 많은 132건의 칭찬을 받았다. 2021년에도 1등이었던 그는 누적 칭찬 민원만 1000건이 넘는다. 최 차장은 “지치고 힘든 하루 속에서 짧게나마 기분 좋은 경험을 선사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1호선 박강일 차장은 두 번째로 많은 104건의 칭찬을 받기도 했다.

공사는 이들 직원에 표창을 수여하는 등 노고를 격려하고 있다. 누적 칭찬 민원이 100건을 넘으면 ‘센추리 클럽’ 멤버로 활동하며 노하우도 전수한다. 지난해에는 박 차장과 지하철 7호선 공태영 차장이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공사 관계자는 “칭찬 민원이 접수되면 직원들이 업무의 보람을 느낄 수 있으니 아낌없는 칭찬을 부탁드린다”며 “더 나은 대시민 서비스를 통해 최고의 지하철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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