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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급감하는데… ‘큰 손’ 한전, 올해도 법인세 0원

지난해 ‘최악 실적’ 경신한 한전… 법인세 0원 유력
지난 5년 중 3년도 이미 법인세 ‘없다시피’
‘에너지 요금 현실화’ 제동 시 0원 행진 이어질 듯


이어지는 경기 침체에 정부 ‘세수 펑크’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한국전력 등 주요 에너지 공기업에서는 당분간 법인세 납부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는 이들의 경영 실적 때문이다.

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5년 사이 두 번이나 법인세를 납부하지 못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법인세가 한 푼도 부과되지 않았다. 2021년 역시 사실상 법인세를 내지 못한 해로 볼 수 있다. 당시 한전은 불용자산을 처분하며 발생한 이익에 대해 법인세 1억3000만원을 납부했다. 영업 실적 만으로만 본다면 2021년도 ‘법인세 0원’인 셈이다.

한전의 지난해분 법인세 역시 0원이 예고돼 있다. 수익보다 비용이 커서 결손이 발생한 기업은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는데 한전의 지난해 누적 영업손실은 32조6034억원에 이른다. 한전 관계자는 “영업실적을 감안하면 올해는 법인세가 없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전은 법인세수 면에서 ‘큰 손’이었지만 옛말이 됐다. 일례로 2015년 한전이 납부한 1조1499억원의 법인세는 그해 공공기관 전체 법인세수(4조1306억원)의 4분의 1에 달했다.

또 다른 시장형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 사정도 비슷하다. 2017년분 법인세로 2925억원을 납부했던 가스공사의 이후 4년간 납부 실적은 단 2억원이었다. 재무제표상으로는 2021년과 2022년 전부 흑자였지만 외상값으로 볼 수 있는 미수금이 실적을 깎아먹었다. 국제 가스 가격이 급등하며 누적 미수금은 8조6000억원까지 불어난 상태다. 가스공사 관계자 역시 “올해도 법인세 납부는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의 근본 원인은 급등한 원료 가격을 따라가지 못하는 에너지 요금이다. 정부는 본래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요금을 인상해 누적 적자와 미수금 문제를 해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물가 급등 우려에 에너지 공기업이 계획대로 요금을 인상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서민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에너지 요금 인상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가뜩이나 가뭄이 예고된 정부 재정 측면에서 보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세수가 전년 대비 6조8000억원 적게 걷혔다고 지난 1일 밝혔다. 1월 기준 역대 최대 감소폭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재부 관계자는 “1분기가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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