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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미래에셋은행?…경기침체기 신규 은행 부실 우려

금융당국, 신규 은행 추가 인가 검토
스몰라이선스·소규모특화은행 도입 검토
첫 실무회의서 신규 은행 건전성 우려 제기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은행 과점 개선을 위해 '제1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설치된 각 은행 현금자동지급기. 연합뉴스

정부가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신규 플레이어’를 진입시킨다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과점 체제가 해소되기보단 건전성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리 하락 및 경기침체로 은행 경영 여건이 악화할 경우 제1금융권에서 발생한 부실이 도미노처럼 전 금융권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제1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신규 은행 허가 등 은행권 경쟁 촉진과 구조개선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은행 수를 늘리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심의 과점 체제 해소에 도움을 될 수 있다는 취지다.

먼저 비은행 금융사들이 시중·지방·인터넷전문은행 요건을 갖춰 신청할 경우 신규 허가를 내주는 방안이 있다. 이렇게 되면 전업 증권사, 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사와 지주들도 시중은행 설립이 가능하다. 은행 업무 범위를 세분화하는 ‘스몰 라이선스’와 ‘소규모 특화은행’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방안이 현실화하면 중소기업 대출, 소상공인 대출, 벤처기업대출 전문은행이나 주택담보대출, 지급결제 특화은행, 중·저신용자 전문은행도 등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회의에선 현재 1000억원인 시중은행의 자본금 규제를 지방·인터넷은행 수준(250억원)으로 완화해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안이 논의됐다.

그러나 단순히 은행 수를 늘리는 방식은 업권 전반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금리 상승기 들어 은행들이 막대한 이자수익을 올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금리 하락기엔 은행도 경영환경이 악화한다. 회의에서도 경기침체가 본격화할 경우 새로 진입한 은행에 건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1금융권인 은행의 부실은 전 금융권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제2금융권의 부실보다 크다. 이에 바젤위원회(BCBS)는 대형 금융기관이 초래하는 시스템 리스크에 대응해 대형 은행·은행지주에 대한 감독 강화를 권고해왔다. 금융위는 BCBS 권고에 따라 2016년부터 시스템적 중요 은행·은행지주회사(D-SIB)를 선정하고 1~3.5%의 추가 자본적립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신규 은행 인가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4대 시중은행의 평균 규모를 감안할 때 이에 대적할 수 있는 신규 시중은행이 나오기 어렵다. 가장 규모가 작은 시중은행도 자본총계가 5조원, 원화예수금 규모가 55조원에 달한다. 게다가 은행 수가 늘면 현재와 같은 과잉영업식 경쟁이 치열해져 은행산업 전반의 수익성·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신규 은행 허가보단 규제 완화가 더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은행의 업무범위 관련 규제를 완화해 금리차에 의한 이익 의존도를 낮추자는 얘기다. 또 은행권이 금리 상승기 과도한 이자 수익을 내는 상황을 개선하려면 과점 체제 개선보다 사회 공헌 의무를 강화하거나 충당금 등을 추가 적립하도록 하는 편이 낫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당국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논의되는 과제를 모두 채택할 수도 있지만, 전부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국민의 효용 증진 차원에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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