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하, 올해는 어떡하지’… 한국 해운·항공, 부진 우려

세계 해운운임 지표 81.7%↓…항공화물운임지수 34%↓

부산 광안대교를 통과하는 화물선. 국민일보DB

세계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운 지난해 운수업계가 해운·항공을 중심으로 역대급 이익을 내고도 얼굴을 펴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어느 나라 할 것 없는 소비심리 위축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해운·항공업계 수익성과 직결되는 운임이 하락하면서 전년 같은 현금 수확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 관계자는 9일 “해상운임은 철저하게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며 “지난해는 물동량이 몰려 비정상적으로 높은 운임을 유지했지만 현재는 우하향하는 그림”이라고 말했다.

HMM은 지난해 영업이익률 53.5%를 기록하며 ‘국내 100대 기업’ 중 수익성 1위를 기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상위 100개 기업(금융·공기업 제외) 중 지난해 실적을 공시한 80곳의 경영 성적표를 분석한 결과다.

이들 중 영업이익률이 50%를 넘긴 회사는 HMM이 유일했다. 대부분 업황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HMM는 2021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랠리를 즐겼다. 2년간 남긴 영업이익만 17조3000억원이 넘는다.

또다른 운수업계 핵심 기업이자 항공업계 큰형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률 20.1%로 LG(27.0%) KT&G(21.6%)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대한항공은 항공업계가 죽을 쑤던 2021년 이미 한 차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는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그런 전년보다도 각각 53.2%, 96.9% 늘며 또 한 번의 실적 랠리를 즐겼다.

해운과 항공을 포함한 운수업은 지난해 가장 높은 20.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업종이었다. 전년 대비 2.5% 포인트 올라 모든 업종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민일보DB

세계 경제가 마비되다시피 한 팬데믹 기간에 운수업이 남다른 실적을 거둔 건 공급망 붕괴 상황에서 물동량 수요가 폭발하며 배송료(운임)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 항공사는 팬데믹발 국경 봉쇄로 여행객은 급감했지만 화물 운임이 급등하면서 여객수송의 손실을 만회하고도 남는 특수를 누릴 수 있었다.

운송업 시황을 분석하는 정연승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제 이슈로 물동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항만 적체 현상과 선박 부족으로 (화물) 공급이 수요를 받쳐주지 못해 운임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운임 덕에 웃은 이들 기업은 올해는 바로 이 운임의 추세 반전 때문에 웃지 못하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해상운임과 항공운임이 동시에 하락세를 보이면서 올해 실적은 지난 2년간과 다를 것으로 본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TRADLINX 홈페이지 갈무리

세계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3일 931.08포인트를 기록하며 2020년 6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950선 아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전 최고치 968.07포인트보다도 낮은 수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올 한 해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다양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화물 운송으로 연명했던 대형 항공사들의 미래는 여객사업 회복이 올 한 해 희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운송비 추이를 보여주는 항공화물운임지수 TAC를 보면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의 항공화물 운임은 ㎏당 4.93달러로 2021년 12월 최고치 12.72달러에서 61.2% 꺾였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올해 1월 띄운 화물 운항은 모두 5931편으로 팬데믹 전인 2019년 1월과 비교해서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2월 TAC 홍콩~북미 노선의 항공화물 운임. 카고뉴스 갈무리

화물운임이 꺾이면 별수가 없는 해운과 달리 항공업계는 팬데믹 봉쇄 해제에 따른 여객수송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업계는 화물보다 여객사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위축됐던 여행심리가 회복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달 대한항공 여객수는 136만4715명으로 전년 동월인 지난해 2월 대비 155.9% 증가했다. 국내선이 13.6% 늘어나는 동안 국제선이 817.5% 늘었다. 아시아나항공도 국제선 여객 734.5% 증가에 힙입어 전체 118.5% 늘었다. 국내 항공사 전체로는 국내선 여객이 10.6% 감소한 반면 국제선 여객이 1700% 넘게 늘었다.

전 세계 물류업계는 이런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운송 일정과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 아마존·DHL 등의 항공운송을 담당하는 미국 에어트랜스포트서비스그룹(ATSG)은 국내 운송 일정을 축소 중이다. TSG 측은 “아마존과 DHL 모두 올해 상반기 미국 경제성장률과 소비자 지출 감소에 맞춰 미국 내 지상 및 항공 운송과 주문 처리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매체 CNBC 방송에 전했다.
2020년 12월 29일 글로벌 물류 회사인 DHL의 화물비행기에 직원들이 물건을 싣고 있다.AP뉴시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