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이 음식값 정산하자는 친구, 손절할까요” [사연뉴스]

커뮤니티에 ‘집들이 비용’ 관련 사연 올라와
“음식값 간식비 정산 요구에 황당”
네티즌 “더치페이가 아니라 ‘더티페이’” 공분

게티이미지

한층 따뜻해진 날씨와 수그러든 코로나19 상황에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미뤄둔 집들이를 하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크게 오른 외식 물가 때문에 집으로 손님을 초대하는 분들도 많이 계실 텐데요,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하듯 ‘집들이 비용’이 새로운 갈등 원인으로 떠오르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한 커뮤니티에는 비용 정산을 요구하는 친구, 회사 동료와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9일 네이트판에는 ‘집들이 음식값 더치페이하자고 한 친구’라는 제목의 사연이 등장했습니다. 글쓴이 A씨는 지난주 최근 이사한 친구 집에 집들이하러 다녀왔다고 적었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A씨는 “‘집을 예쁘게 꾸몄다’며 들떠있는 친구의 집에 방문하려고 오후 휴가를 냈다”고 전했습니다.

마중을 나온 친구는 A씨에게 “근처 치킨집에 들러 음식을 포장해가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A씨는 집들이 선물을 들고 있어 손이 불편했고, 집과의 거리도 가깝지 않아 내키지 않았지만 친구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치킨을 받아들고 편의점으로 향했습니다. 집에서 먹을 음료와 간식거리를 사고 계산대에 섰는데 A씨는 친구의 따가운 시선을 느꼈다고 합니다. A씨는 “제가 멀뚱히 서 있으니까 친구 표정이 안 좋았다”며 “‘아, 내가 계산 안 해서 저런 거구나’ 싶어서 나중에 간식거리는 내가 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A씨는 “이 친구가 우리 집 집들이 왔을 때 제가 간식거리와 음료를 샀기 때문에 ‘당연히 친구가 (결제를) 하겠지’라고도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음식…남자친구와는 스테이크”

해가 질 때쯤 친구 집에 도착한 A씨는 정리되지 않은 집 상태와 음식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모습에 당황했다고 합니다. 친구가 요리하는 동안 직접 청소에 나선 A씨는 “치킨은 다 식어서 눅눅했고 음식은 나베(전골요리) 하나였다”며 “이럴 거면 휴가를 왜 썼나 싶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A씨가 크게 불쾌감을 느낀 건 귀가 이후 날아온 친구의 메시지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치킨값과 음식값, 편의점 계산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친구의 말에 황당한 A씨는 답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잠시 뒤, 친구는 “(돈을) 안 보내줘도 된다. 남자친구에게 (A씨의) 답장이 없는 것을 서운하다고 말했더니 ‘누가 집들이 비용을 더치페이하느냐. 주인이 대접하는 게 맞다’는 답을 들었다”면서 “돈을 너무 많이 써서 급한 마음에 돈을 받으려 했다”고 정산 요구를 번복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후 친구는 “남자친구와 집들이했다”면서 스테이크, 잡채 등 풍성하게 차린 음식 사진들을 보내왔다고 합니다. 이에 A씨는 “어이가 없어서 제가 기분 나빴던 점들과 친구 태도에 대해 말하고 싶은데 어떻게 말해야 깔끔하게 손절할 수 있을까요?”라고 의견을 구했습니다.


네이트판 캡처

같은 커뮤니티에는 지난 7일에도 집들이 사연이 올라와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 글 작성자 B씨는 “회사 동료 집에 초대받아 집들이 선물을 들고 놀러 갔다”고 전했습니다. 집주인인 동료는 사전에 음식 메뉴를 정해 공유했고, 추후 정산하겠다는 말도 했다고 합니다.

이후 B씨는 “그날 먹은 음식과 주류 (비용을) 더치페이하자고 연락이 왔다”면서 “그렇게 하기로 했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하려고 하지만 기분이 이상하게 나쁘다. 제가 이상한 거냐”라고 물었습니다.

“집들이 비용, 초대한 주인이 내는 것” vs “개념 달라져”

두 글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대체로 “집들이 비용은 주인이 내는 게 맞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습니다.

한 네티즌은 “본인 집에 ‘집들이’ 명목으로 초대하면 집주인이 다 준비해서 접대하는 것”이라며 “더치페이할 거면 미리 알리고 참여를 선택하게 하라”고 댓글을 남겨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습니다.

“그럼 선물값도 더치페이하라” “이건 더치페이가 아니라 ‘더티페이’”라는 댓글도 공감을 샀습니다.

다른 이들은 “이런 비상식적인 요구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인가” “주작(조작) 아닌가? 현실에서 집들이 더치페이하자는 것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특히 A씨의 글엔 “친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고 있으니 번거롭게 문자 안 해도 된다. 깔끔하게 차단하시라” “친구는 막 대하고 남자친구는 귀하게 대하는 친구는 없어도 그만”이라는 조언 댓글이 달렸습니다. B씨 사연에도 “그게 무슨 집들이냐. 회식에 장소 제공한 것이지”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한편 일각에선 “집들이 개념이 달라졌다” “집주인이 장소를 제공하는 ‘홈파티’ 개념으로 생각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모바일 송금이 활발해지면서 더치페이를 하기 쉬워진 문화도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비용을 분담하는 집들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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