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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 확대하라” 北지령 받은 ‘자통 조직원’ 구속기소

北, 반미투쟁·민노총 젊은 조직원 포섭 등 지령
“대형 조선소 협력업체 노조 장악하라” 지시도


검찰이 북한의 대남적화통일 노선을 추종하며 북한 공작원과 접선한 혐의 등을 받는 ‘자통민주전위’ 조직원 4명을 구속기소했다. 국가정보원·경찰·검찰의 합동 수사결과 북한은 노동자대회, 시민단체 연대, 촛불집회 등을 활용해 정권퇴진·반미운동을 벌이라는 지령을 하달했고 해당 조직원들이 이 같은 지시를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15일 자통민중전위 소속 A씨(60) 등 4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신발제조 회사 대표인 A씨는 2016년 3월 캄보디아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하고 2018년 8월~2019년 7월 북한으로부터 지령문을 3회 수신한 혐의 등을 받는다.

B씨(44)는 2019년 6월 캄보디아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김정은 충성결의문’을 제출하고 공작금 7000달러 및 지령을 받은 혐의 등을 받는다. C씨(58)는 2018년 8월~2022년 10월 북한으로부터 14회 지령문을 수신한 혐의 등이 있다. C씨는 북한을 비난하는 ‘대북전단’을 풍선에 담아 날린 박모씨 등을 비난하라는 북측 지령을 받고 ‘박씨 구속 촉구’ 1인 시위를 진행한 혐의(국가보안법상 이적동조)도 있다.

앞서 국정원은 2016년 3월부터 내사에 착수해 해외 공작원 접선 관련 증거 등을 확보해왔다. 국정원과 경찰은 2022년 11월 9일 이들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국정원과 검찰은 ‘자통민중전위’를 ‘김정은의 영도로 북한의 대남혁명전략 완수를 목표로 비밀리에 활동하는 범죄집단’으로 규정했다.

자통민중전위는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목표로 하는 대남공작기구 ‘문화교류국’ 공작원과 접선하거나 인터넷 등으로 지령을 수수하고 이행 결과를 북한에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자통민중전위는 사기업 또는 재단법인 형태로 위장해 총책이 이사장을 맡고 임원은 각 지역 책임자가 담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과 검찰은 이들이 북한 지령에 따라 반미·반보수 관련 집회에 참가하고 카드뉴스 등을 제작·배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과의 통신에는 스테가노그라피 프로그램(기밀 정보를 이미지 파일 등에 암호화해 숨기는 기법)을 이용해 암호화한 문서를 해외 클라우드에 공유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자통민중전위 조직원들은 지난해 10월 대통령 지지율 등락에 관해 북한에 보고를 한 혐의를 받는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계기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2의 촛불국민대항쟁 전개를 지시했다. 촛불시위의 개최 일시를 특정해 지정하고 구체적 진행방법을 지시하기도 했다. 지령에는 “각 지역별로 주말 촛불시위를 진행하라. 상경단을 조직해 서울지역에 총집결시켜 대규모 촛불집회를 개최하라”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한‧미 정상회담을 비난하고 반미투쟁을 전개하라는 지령도 하달됐다. 북한은 2021년 5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회담의 위험성을 집중 폭로하면서 반미자주의식을 높이기 위한 투쟁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또 지난해 5월 서울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시민단체 등과 연계해 촛불집회 등으로 투쟁하라’고 지시했다. 자통민중전위 조직원들은 지난해 9월 외교 참사 등 내용의 카드뉴스를 제작‧배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또 반일 감정을 확산시켜 한일 갈등을 조장하라는 취지의 지령도 내렸다. 한‧미‧일 동맹이 추진되던 시기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괴물고기 출현’ 등 괴담을 인터넷에 유포하라는 지령도 하달했다.

북한 문화교류국은 또 민주노총의 2030 젊은 조합원들을 포섭하라는 지시도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교류국은 ‘민노총의 세대교체가 불가피한데 2030 젊은 조합원들은 신자유주의, 개인주의 풍조에서 성장해 단결의식이 부족하고 정치투쟁보다 임금인상과 같은 생존권해결에만 집착해 노동운동의 침체가 우려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검찰과 국가정보원은은 변화된 남북관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대남공작이 계속되고 있음이 재확인됐다며 수사의 의의를 밝혔다. 또 북한이 대한민국 사회변화에 맞춰 유튜브 및 촛불집회, 국민청원 등 새 활동방법을 활용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다. 또 북한은 국내 노동사건이 발생하면 주요 조직원에 대한 수사상황을 보고하도록 지시했고 자통민중전위는 수사상황과 구속여부 전망까지 상세히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검찰에 구속된 후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검찰은 “적법한 출석요구와 구인을 거부한 피고인들에 대해 소환조사 대신 물적 증거 분석에 수사력을 집중했다”고 밝혔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모두 북한 지령이나 피고인들 활동에서 비롯되었다는 취지가 아니다”며 “정부 비판에 편승하도록 북한 문화교류국이 피고인들에게 지령을 내리고, 피고인들이 지령에 따라 활동한 게 확인됐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지령 및 활동은 보고문이나 지령문 등 압수수색 등을 통해 적법하게 확보된 문건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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