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다 죽어” 카드업계 울화통… 논란의 적격비용 어떻게 바뀌나

정부,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 3년→5년 검토


현재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과도하게 낮다는 카드업계의 속앓이가 이어지며 정부가 수수료율 결정하는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를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카드업계에서 먼저 나온 제안이었지만 막상 도입 가능성이 짙어지자 이번에는 업계 내부에서 “산정 주기가 밀리면 오히려 낮은 수수료율을 더 오래 유지해야 하는 만큼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운영 중인 적격비용 제도개선 협의체(TF)는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2월 TF 회의에서 카드업계가 건의한 내용인데, 1년 넘게 검토한 끝에 결론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이다.

적격비용 산정을 통한 카드 수수료율 조정 방식은 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여신금융전문법이 개정되며 도입됐다. 신용카드사의 매출구조 등을 분석해 영업에 드는 ‘적절한 비용’을 산정한 뒤 그에 알맞은 수수료율을 적용한다는 취지다. 표면적으로는 금융당국뿐만 아니라 카드업계의 의견도 반영하도록 돼 있지만 지금까지는 사실상 수수료 인하의 명분으로 이용돼왔다는 평가다. 도입하고 11년째인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수수료율이 인상된 적은 없다. 업계에서는 정치권이 소상공인 표를 의식해 수수료율 인하 정책만을 고집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업계는 ‘영세가맹점’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현행 기준대로라면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은 모두 영세가맹점으로 분류돼 낮은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영세하다고 분류되는 가맹점이 전체의 96%에 달하다 보니 영업이익에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실상 3년마다 수수료율이 인하되는 구조다 보니 지난해 TF 회의에서 카드업계는 임시방편책으로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려달라고 건의했다. 일단 수수료율이 내려가는 시기라도 늦춰보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막상 이 건의가 수용될 조짐이 보이자 업계에서는 “조달비용이 가파르게 인상되고 있는 이번에야말로 수수료율을 올려야 하는데 재산정 주기가 5년으로 늘어나면 기회를 놓칠 것”이라는 불안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대로라면 마지막 재산정 시기였던 2021년으로부터 3년이 지난 내년(2024년)에 적격비용 재산정이 이뤄진다.

카드사 관계자는 “2021년 산정된 적격비용은 당시 제로금리에 가깝던 시장 상황을 토대로 나온 것”이라며 “금리가 크게 올라간 지금 카드사들의 조달비용도 많이 늘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수수료율을 현실화하는 것이 시급한데, 재산정 주기를 지금 시점에서 늘려버리면 우리는 계속 제로금리 시대 당시 산정된 수수료율로 ‘밑지는 장사’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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