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이 살아난다…“외국인 손님 밀려들어 손짓 발짓으로 안내”

19일 오후 명동 거리가 방문객들로 가득찬 모습. 이한결 기자

1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는 관광지의 활기가 흘렀다. 큰길 양옆으로 먹거리를 판매하는 노점들이 늘어서 있었고, 노점 주변으로 방문객들의 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명동거리를 누비는 인파 사이에서 “외국인이 왜 이렇게 많아졌느냐” “명동이 많이 바뀌었네”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려왔다.

명동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1월부터 명동에서 일하고 있는데 계속 사람이 늘고 있다”며 “1월보다 3월 매출이 두 배는 되는 것 같고, 유동인구 보면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명동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급감하면서 명동은 상가 공실률이 60%에 육박할 정도로 침체했었다. 팬데믹의 영향이 서늘하게 확인되는 곳이 명동이었다. 지금도 40%대 공실률을 보이고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늘어나고 중대형 상가가 속속 들어서면서 예전의 활기를 되찾고 있다.

19일 오후 명동의 길거리 음식 노점상 앞을 행인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이한결 기자

최근 다시 문을 연 다이소 명동역점은 핫 플레이스가 됐다. 이날 오후 매장 1층 엘리베이터 앞에는 20여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지 못하고 카트를 든 채 좁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모습도 적잖이 눈에 띄었다. 매장 안은 내외국인으로 북적였다. 계산대도 두 줄로 겹쳐서 30여명이 줄을 서 있을 만큼 붐볐다.

다이소 직원 오모씨는 “손님이 너무 많아서 잠시 앉을 시간도 없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사람이 많고, 지난 토요일이 절정이었다”며 “손님 중 절반 정도는 외국인 같은데 외국인 직원이 없어서 손짓발짓 하면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소 명동역점은 지난해 3월 문을 닫았었다. 2017년 8개 층으로 영업을 시작했다가 2021년 5개 층 규모로 줄였으나 결국 영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 12층으로 증축해 지난 1일 다시 문을 열었고, ‘백화점 같은 다이소’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다이소에서 만난 말레이시아 관광객인 파라 프랜시스(28)씨는 쇼핑백을 열어 보이고는 “인형, 과자, 수첩 등을 샀다”며 환하게 웃었다. 약 2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했다는 프랜시스씨는 “평소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고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 여행을 왔다”며 “지나가다가 큰 건물이 있어서 왔는데 살 것도 많고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명동의 한 올리브영 매장 앞.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올리브영은 꼭 방문해야 할 곳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이한결 기자

명동의 올리브영 매장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였다. 올리브영 명동중앙점에서 만난 한 필리핀 관광객(23)은 “한국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온 곳이 올리브영이다. 틱톡에서 추천을 받아 올리브영부터 가봐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메이크업 매대 앞에서 자신이 즐겨 보는 틱톡 영상을 취재진에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해 말부터 일을 하고 있는 직원 김모(25)씨는 “외국인 손님이 늘면서 ‘빅세일’ 때보다 매출이 늘었다. 외국인들은 할인 기간 아니어도 사기 때문인 것 같다”며 “밤 10시에도 손님이 정말 많다. 그래서 다음 주부터 영업시간을 30분 더 늘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명동의 외국인 방문객 증가는 올리브영 명동 5개점 매장 매출 분석 결과로도 확인된다. CJ올리브영이 지난 1~17일 명동 5개 매장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배가량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도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문수정 구정하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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