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악몽의 국민연금… 64년생 106만원 받고 84년생은 91만원


입사 9년 차인 직장인 A씨(32)는 월 20만원가량을 국민연금 보험료로 내고 있다. A씨가 만60세까지 국민연금을 낸다고 가정하면 예상 납부 보험료는 현재 가치로 1억5000만원이 넘는다. 만 65세가 되는 2056년부터 연금을 받게 된다면 월 130만원가량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A씨가 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점이 2055년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기금을 다 쓴다고 해서 1990년생 이후 출생자가 연금을 못 받게 될 가능성은 작다. 다만 이전 세대보다 더 적은 연금을 받게 될 공산이 크다. 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 재정추계 시산 결과(5차) 수지 적자 시점은 2042년에서 2041년으로, 기금소진 시점은 2057년에서 2055년으로 앞당겨졌다. 5년 전 4차 재정계산과 비교해 재정 상황이 더 나빠진 것이다.

국민연금 수령 시기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니 세대 간 갈등은 불가피하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민연금에 20년 이상 가입한 사람들의 평균 노령연금 수령액은 월 98만410원이었다. 감사원은 2019년을 기준으로 65세(1954년생), 55세(1964년생), 45세(1974년생), 35세(1984년생)를 세대별 대표 연령으로 설정해 각 연령의 국민연금 가입자가 65세가 된 뒤 공적 연금을 한 달에 얼마나 받는지 추산했다. 그 결과 65세 가입자는 평균 월 87만2000원, 55세는 105만9000원, 45세 99만4000원, 35세는 91만5000원으로 각각 수령액이 다르게 예측됐다.

국민연금 기금 소진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것은 저출산과 고령화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된 탓이 크다. 한국 국민의 평균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2021년 83.6세로 50년 전보다 20년을 더 살게 됐다.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88년에는 평균수명이 70.7세여서 현재의 목표 수급 연령 65세 기준으로 5년 반만 연금을 지급하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이보다 19년 치 연금을 더 줘야 한다. 청년층의 미래 연금 수급 기간은 25.2년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가입자들의 보험료 납입 기간도 줄고 있다. 청년들의 첫 취업 연령이 늦어지면서다. 취업은 늦어지고, 연금을 받는 기간은 늘어나면서 기금 고갈 시점은 앞당겨지고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78명을 기록한 것도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를 고착화하는 요인이 된다.

다만 기금 소진이 곧 연금 고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세대 간 이해관계를 반영한 연금 개혁으로 국민연금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처럼 기금을 쌓아놓지 않고 매년 내는 보험료와 정부 예산 등으로 그해 연금을 충당하는 식이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인 남찬섭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금과 재정, 보험료에서 어느 정도씩 조합해 연금을 지급할지 선택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