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본부장 공석 23일…‘후보 가뭄’에 난항 겪나

윤희근 청장 “내부, 외부 모두 검토”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2월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학폭) 문제로 신임 국가수사본부장 자리에서 낙마한 지 19일로 23일째를 맞았다. 3주 이상 전국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수본부장 자리가 공석인 가운데 해당 자리를 두고 ‘후보 가뭄’에 시달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17일 충북경찰청 특진 임용식에 참석한 뒤 국수본부장 인선 절차를 묻는 취재진에 “경찰 내부 인사로 할지, 외부로 갈지 두 가지 모두를 검토하고 있다”며 “대통령 순방 일정이 마무리되면 늦어도 이번 달 안에는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초 이번 달 중순에는 국수본부장 인선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윤 청장도 지난 6일 정례기자간담회에서 “조만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머지않은 시일에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그러나 외부 공모 여부도 정해지지 않는 등 예정보다 인선 속도가 늦어지면서 후임 물색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고 있다. 검찰과 경찰 모두에게 국수본부장이 크게 매력적인 자리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검사의 경우 국수본부장 자격 요건을 갖추려면 10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한다. 정 변호사의 경우 지검 차장검사까지 지내고 20년 검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국수본부장의 계급을 고려하면 차장 검사급 인사를 임명해야 하는 셈이다.

국수본부장(치안정감)은 차관급인 경찰청장(치안총감)보다 계급이 한 단계 낮다. 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경찰청장, 경찰대학장이 이 계급에 속한다. 검찰에서 차관급 대우를 받는 직급은 검사장이며 바로 아래가 지방검찰청 차장검사급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충분히 대형로펌에서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데, 검사장급보다 낮은 서울청장급 자리를 고위직까지 지낸 검찰 출신이 지원하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경찰 출신에게 국수본부장은 선망의 대상처럼 여겨지기는 하지만 선뜻 지원하기 부담스러운 자리라는 인식도 있다. 경찰 수사를 지휘·총괄하는 역할의 무게감에 비해 주목도가 낮고,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검경수사권조정의 산물이라는 부담감도 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문재인정부의 숙원 과제였던 검경수사권 조정의 상징이 국가수사본부 아니냐”며 “현 정부에서 이 자리를 맡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꺼리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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