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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여아 사망’… 알고보니 엄마, 성매매 강요 당했다

어른들이 만들어 낸 비뚤어진 세상에서 숨져
친모, 영양결핍 상태 방치하고 수차례 폭행
동거녀는 ‘생활비’ 목적으로 성매매 강요·학대 방조


지난해 친모의 학대로 영양결핍에 시달리던 4세 여아가 숨진 사건이 있었는데, 친모의 동거녀가 범행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게 된 동거녀는 남편의 가정폭력을 피해 달아난 모녀를 받아줬지만 친모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아동학대도 방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편의 가정폭력, 엄마의 학대, 동거녀의 성매매 강요와 방치 등 어른들이 만들어 낸 비뚤어진 세상 속에서 4살 아이는 참혹하게 생명을 빼앗겼다.

‘성매매 강요’한 엄마 친구도 공범
부산일보에 따르면 부산경찰청은 최근 여아 학대사건의 친모 20대 A씨의 동거녀였던 B씨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동거녀 B씨는 친모 A씨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성매매 대가로 받은 돈을 직접 관리하며 가로챈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 B씨가 A씨의 학대 사실과 딸의 위태로운 상황을 알면서도 이를 숨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 경주에 살던 A씨는 남편의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2020년 9월 무렵부터 아이와 함께 부산에 있는 B씨의 집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 같은 또래인 두 사람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가 함께 살게 된 A씨에게 생활비 등을 요구하며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SNS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2년 남짓 성매매로만 1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4세 딸이 숨진 지난해 12월 14일에도 A씨는 하루에 성매매를 4번이나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성매매로 벌어들인 돈은 대부분 동거녀 B씨가 생활비 명목으로 관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모 A씨 측은 동거녀 B씨의 성매매 강요 등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결국 아동학대로 이어졌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딸을 학대하고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 살해 등)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A씨는 동거녀 B씨에게 정신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던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A씨의 변호인은 지난 10일 A씨의 결심공판에서 “B씨에게 의지하고 그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며 “B씨를 떠나 독립하거나 반항할 수 없었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적인 스트레스와 압박을 느꼈다”고 말했다.

친모의 끔찍한 학대…검찰, 무기징역 구형
A씨의 딸은 지난해 12월 14일 부산 금정구의 한 가정집에서 얼굴과 몸에 수차례 폭행을 당해 숨졌다. A씨는 자신의 물건에 손을 댄다는 이유로 아이의 머리를 침대 프레임에 부딪히게 하는 등 학대를 일삼았다. 아이가 다리를 쭉 뻗은 상태에서 거품을 물고 발작 증세까지 일으켰지만 A씨는 5시간 넘게 이를 방치했다.

A씨는 이날 저녁 딸과 함께 병원 응급실을 방문했지만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사망 당일 오전 A씨가 딸을 수차례 폭행해 딸이 신음과 함께 발작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당시 아이는 키 87㎝에 몸무게는 또래의 절반인 7㎏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의사가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A씨는 긴급 체포됐다.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친모 A씨는 “배고파요. 밥 주세요”라며 칭얼대는 아이에게 6개월간 분유 탄 물을 하루에 한 끼 정도만 줬다고 한다. 딸은 심각한 영양결핍 상태였다. 또 A씨는 자신의 폭행으로 사시 진단을 받은 딸을 그대로 내버려 둬 시력도 잃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신경 수술을 하라는 의사 권유도 무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하면서 “A씨의 행동이 과연 부모, 아니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행동인지 의문이다. 피해 아동이 느꼈을 신체적·정신적 고통은 상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했을 것”이라며 “피고인은 이 사회와 영구적인 격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평생 딸에게 속죄하며 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A씨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은 2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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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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