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반도체 연간 8조 적자 전망… ‘인위적 감산’ 없이 버티나


‘반도체 혹한기’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이 올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설 게 확실해지고 있다. 1분기에만 영업손실 4조원을 넘긴다는 암울한 관측마저 나온다. 연간으로 8조원을 넘는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DS 부문이 분기 실적에서 적자를 내기는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아직까지 삼성전자는 대규모 손실을 입더라도 ‘인위적 감산’ 없이 버틴다는 전략에 흔들림이 없다. 다만 예상보다 경기 사이클의 반등이 늦춰지면서 재고가 과도하게 쌓이고 있다. 산업계에선 실적 부담이 상당한 만큼 삼성전자도 감산에 돌입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는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DS 부문의 실적을 대폭 하향 조정하고 있다. 대부분 영업손실을 확정적으로 제시한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에 삼성전자 DS 부문의 손실이 2조600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송명섭 연구원은 “1분기에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지속적인 재고 축소정책에 따라 목표를 밑돌고 있다. 평균판매가격(ASP)도 더 하락한 것으로 판단한다. D램 부문도 적자 전환을 예상한다. 최근 일부 경기선행지표의 반등에도 반도체 업황 악화는 최고조에 근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삼성전자 DS 부문의 손실 규모가 더 커진다고 판단하고 전망치를 수정 중이다. KB증권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DS 부문이 1분기에 영업손실 2조8000억원, 연간 영업손실 4조5000억원을 낸다고 봤다. 하지만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을 4조원, 연간 손실을 8조8000억원으로 크게 높였다.

유진투자증권도 “전대미문의 적자가 예상된다”면서 DS 부문의 연간 영업손실 전망치를 7조원 이상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DS 부문의 연간 적자가 8조1870억원에 이른다고 예상했다.

막대한 적자를 입는다고 보는 배경에는 예상보다 부진한 1분기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이 자리한다. 거래량이 매우 적은데 기업들이 재고 소진에 집중하면서 가격을 지속해서 낮춰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출하 부진과 가격 하락이 맞물렸다. 이는 재고에 대한 평가손실을 늘리고 적자 폭을 키운다. 삼성전자 DS 부문 재고는 지난해 말 기준 29조576억원으로 1년 새 76.6%(12조6025억원)나 치솟았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업황 개선의 시기가 늦어지면서 삼성전자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깰 수 있다도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이미 감산을 선언한 SK하이닉스와 더불어 삼성전자까지 감산을 본격화하면, 반도체 수급 안정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어서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언제든 인위적 감산으로 실적 개선을 앞당길 수 있다. 중장기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투자와 감산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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