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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한·일 관계 ‘지뢰’로 급부상…방류에다 수산물 수입 논란

日, 오염수 방류 “美·IAEA 찬성해 韓이 고립”
위안부 합의 이행 종용에 반일기류 강해질 듯
전문가 “정부, 대일 외교 스탠스 재점검해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보도진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 정상화의 첫 단추가 끼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한·일 앞에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지뢰들이 줄줄이 깔려 있다.

가장 대표적인 장애물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문제다. 일본은 올해 여름쯤 오염수 방류를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행과 함께 후쿠시마 수산물 등에 대한 수입 규제 철폐를 요구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다만, 산케이는 “이들 문제에 진전이 없었다”고 전했다.

한국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를 포함해 주변 8개 현의 수산물에 대한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 농산물에 대해서도 쌀과 버섯류 등 14개 현의 27개 품목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앞서 NHK와 교도통신은 일본의 초당파 의원 모임인 일한의원연맹 측이 지난 17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윤 대통령을 만났을 때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이해를 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문제와 관련해 “두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한국) 정부 입장은 명확하다”면서 “만일 우리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있다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 증명돼야 하고, 정서적으로 우리 국민이 실제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면서 “그래야 그 조치(수입)를 시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 정서와 관련해서 이명박정부 시절의 ‘광우병 파동’을 거론했다. 논란이 터졌을 때 미국산 쇠고기를 불매했지만 자연스럽게 의혹이 해소된 것처럼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일본 정관계 인사들이 윤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수산물 수입과 관련한 얘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일부 정치인들이 본인의 지역구나 소속 단체 이익을 대변하는 차원에서 입장을 표명하는 정도였으며, 진지한 논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취지였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우려는 크다.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게 불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 외교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과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오염수 방출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오히려 한국이 고립돼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오염수 문제에서도 한국이 일본에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지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비판적인 나라가 한국을 제외하고는 중국밖에 없어 국제적인 연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일본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성의 있는 호응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위안부 합의 이행을 종용하거나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국내 반일기류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우리 정부가 너무 ‘통 크게’ 나감으로써 국민들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며 “대일 외교에 있어 방법론적인 부분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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