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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강박’ 이웃에 손내민 마을…쓰레기 6t 대청소 [포착]

경남 창녕 대합면, 저장강박 있는 지적장애인 집 청소에
봉사단체·면사무소 직원 등 40여명 나서
처음엔 거절했던 집주인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경남 창녕군 대합면에서 지난 17일 대합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합면자원봉사회, 창녕군장애인종합복지관, 창녕지역자활센터, 대합면사무소 직원 등 지역 주민 40여명이 지적장애인 A씨 집에 쌓여 있던 쓰레기 6t을 정리하고 있다. 창녕군 대합면 제공

경남 창녕군의 한 마을이 강박장애로 집 안을 쓰레기로 가득 채운 지적장애인의 집 대청소를 도와 6t 가까운 쓰레기를 치운 사연이 전해졌다.

20일 창녕군에 따르면 지난주 대합면 주민 40여명은 이 마을의 한 지적장애인 A씨 집 쓰레기를 치우는 데 나섰다. 이 집에서 나온 쓰레기양은 6t에 달했다. 아프리카코끼리의 체중과 맞먹는 무게다.

경남 창녕군 대합면에서 지난 17일 지역 봉사단체와 면사무소 직원 등 지역 주민 40여명이 지적장애인 A씨 집에 쌓여 있던 쓰레기 6t을 정리하고 있다. 창녕지역자활센터 제공

혼자 사는 A씨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저장해두는 저장 강박증을 갖고 있었다. 그는 수년간 마을을 돌아다니며 옷과 고철, 폐지 등을 모으고 집 안팎에 쌓아둔 것으로 알려졌다.

폐기물의 양이 점차 늘어나면서 악취가 심해졌고, 화재 우려마저 커지자 마을 주민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A씨는 처음엔 집 안 쓰레기 치우는 것을 돕겠다는 주민들 제안을 거부했다. 그러나 거듭된 설득 끝에 A씨도 쓰레기를 정리하는 데 동의하면서 이번 대청소가 이뤄질 수 있었다.

A씨 집을 대청소하면서 치워낸 쓰레기가 트럭 위에 가득 쌓여 있다. 창녕지역자활센터 제공

창녕군 대합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합면자원봉사회, 창녕군장애인종합복지관, 창녕지역자활센터, 대합면사무소 등 5개 기관 직원 40여명이 팔을 걷고 나선 대청소는 지난 17일 하루 내내 이어졌다.

마당과 집안 곳곳에 쓰레기가 가득찬 A씨 집을 함께 청소하는 주민들. 창녕지역자활센터 제공

이날 대청소엔 집주인 A씨 본인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합면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집주인께서 먼저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셔서 쓰레기를 함께 치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치워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스스로 하기엔 엄두가 나지 않았다”면서 “많은 분에게 이렇게 도움을 받아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를 마친 뒤 말끔해진 A씨 집의 모습. 창녕군장애인종합복지관

잡동사니가 쌓여 있던 A씨 집은 말끔하게 정리됐다. 이성봉 대합면장은 “집주인이 앞으로는 쓰레기를 쌓아놓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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