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16시간 묶고 ‘홈캠’ 감시…초등생 사망 직전 CCTV

인천 초등학생 사망 사건…“계모·친부 사망 직전까지 학대”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의 상습 학대로 지난달 숨진 초등생 A군. 왼쪽 사진은 사망 이틀 전 그가 의자에 결박돼 있는 모습. SBS 보도화면 캡처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의 상습 학대로 지난달 세상을 떠난 인천 초등생 A군(11)의 사망 직전 모습이 공개돼 다시금 공분이 일고 있다. 아이는 숨지기 이틀 전 의자에 묶인 채 16시간 동안이나 방 안에 갇혀 있었다고 한다.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가 입수해 지난 18일 공개한 A군 사망 전 CCTV 영상을 20일 SBS 뉴스가 재차 다뤘다. A군은 지난 2월 7일 인천의 한 응급실에 심정지 상태로 도착했는데, 키 149㎝에 몸무게 29.5㎏으로 앙상하게 마른 ‘영양결핍’ 상태였다.

당시 A군의 몸에는 발생 시기가 다른 멍들이 가득했고, 허벅지에는 뾰족한 것에 찔린 상처가 수십 군데 발견됐다. 항문 쪽에는 화상을 의심할 만한 피부 변형이 포착됐고, 사인은 여러 둔력에 의한 사망이었다. 장기간 지속해서 맞아 피부 속에 다량의 출혈이 발생한 것이었다. 의료진은 아동학대를 의심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계모와 친부의 상습 학대로 지난달 숨진 초등생 A군이 사망 전날 결박된 모습. SBS 보도화면 캡처

의붓어머니가 A군을 감시하기 위해 설치한 집 내부 CCTV에는 사망 이틀 전 A군이 바지로 얼굴이 가려진 채 16시간 동안 의자에 결박된 모습이 찍혀 있었다. 의붓어머니가 커튼 끈으로 A군의 팔다리를 의자에 묶고 방에 설치된 홈캠으로 감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 스피커를 통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고, 새벽 5시부터는 아이를 깨워 성경 필사를 지시했다고 한다.

계모와 친부의 상습 학대로 지난달 숨진 초등생 A군이 사망 전날 편의점에 방문한 모습. SBS 보도화면 캡처

A군이 사망 전날 편의점을 방문했던 모습도 편의점 내부 CCTV에 포착됐다. 테이블에 앉아 음료수를 사 먹던 A군은 극도로 불안하고 멍한 모습을 보였다. 얼굴 근육들은 다 처진 상태였다. 아주대 소아청소년과 배기수 교수는 “영양결핍이 심했던 상태 같다”며 “그때가 구사일생의 기회인데, 그때만 입원시켰어도 절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A군의 사망 1년 전과 넉 달 전 그리고 한 달 전 사진을 비교해보면 급격하게 달라진 모습이 눈에 띈다. 해맑았던 A군의 얼굴은 점점 야위어가고, 표정 또한 어두워졌다.

계모와 친부의 상습 학대로 지난달 숨진 초등생 A군의 1년간 변화 모습. SBS 보도화면 캡처

한편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구미옥)는 지난 7일 계모 B씨(43)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친부 C씨(40)를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부부는 훈육 차원에서의 체벌만 인정할 뿐 대부분의 학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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