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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시진핑 주석 러시아 방문은 전쟁 범죄 은닉”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이 범죄 행위에 대한 외교적 은닉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미국 국무부는 러시아를 전쟁 범죄국가로, 중국을 집단 학살국가로 평가한 ‘2022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하며 양국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싸잡아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인권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뒤 시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잔혹 행위에 대한 러시아의 책임을 중국이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중국은 규탄은커녕 러시아가 중대 범죄를 계속하도록 외교적 은닉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중·러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자체적인 정전 협상을 재강조할 것으로 본다. 미국은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를 진전시키는 모든 이니셔티브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군 철수를 포함하지 않는 정전은 러시아의 점령에 대한 효과적인 재가”라며 “무력으로 이웃 영토를 차지하려는 러시아의 의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쟁을 끝내는 계획의 핵심 요소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를 우선시하지 않는 계획은 기껏해야 시간 끌기 전술이거나 건설적이지 않은 부당한 결과를 조장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항구적인 해결책이 없는 지금 휴전하면 푸틴 대통령은 휴식을 취한 뒤 군을 재정비하고, 유리한 시기에 전쟁을 다시 시작하게 하는 것을 도울 뿐”이라며 “세계는 중국이나 어떤 나라의 지지를 받는 러시아의 전술적 움직임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우크라이나 영토에 러시아군을 남겨두는 휴전은 러시아의 불법 정복을 재가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직접 압박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러 관계에 대해 “두 나라 모두 전 세계에서 미국의 리더십과 규칙 기반의 세계 질서에 불만을 품고 화를 내는 나라”라며 “특히 중국의 경우 미국의 리더십에 도전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잠재적인 동맹국으로 보고, 푸틴 대통령은 전쟁이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은 상황에서 시 주석을 일종의 생명줄로 본다”며 “애정이라기보다는 정략결혼”이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의 대러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어떤 종류의 합의가 있을지 알지 못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중국이 이를 (논의) 테이블에서 제외했다고 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대화하길 희망하며 가장 적합한 시간에 적합한 맥락에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인권보고서 서문에서 “보고서 중 일부는 그 규모와 심각성이 끔찍할 정도로 기록적인 인권 침해와 학대를 강조한다”며 중국과 러시아 사례를 소개했다.

보고서는 “2022년 2월부터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으로 인해 대규모 사망과 파괴가 발생했다”며 “우크라이나에 주둔한 러시아군에 의한 즉결 처형, 고문, 여성과 아동을 포함한 끔찍한 강간, 무차별 공격, 민간인과 민간 기반 시설을 고의로 표적으로 삼은 공격에 대한 믿을 만한 보고가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민간인과 어린이를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강제 추방한 사례도 강조했다. 국제형사재판소가 관련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직후 나온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에 대해서도 “신장에서 주로 무슬림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 및 종교 집단 구성원을 대상으로 집단 학살과 강제불임, 강제 낙태, 강간, 자의적 구금, 강제 노동 등의 반인도 범죄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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