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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처럼 “예금 보호한도 현행 ‘5천만원’서 올려야” 한목소리

與 내부 ‘신중론’도… 김기현 “안전장치 살펴서 운용해야”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고객들이 지난 14일 SVB 본사 앞에 줄을 서서 예금 인출을 기다리고 있다. 미 정부가 예금 전액을 보호하는 조치를 내놓으면서 국내 정치권에도 '예금 보호 한도'를 상향하자는 논의에 불이 붙었다.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파산한 실리콘밸리뱅크(SVB) 예금을 전액 보호하는 조치를 내놓자 여야 모두 예금자 보호 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예금자 보호 한도를 ‘1억원’으로 높이는 민생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키로 했다.

국민의힘 역시 한도를 늘릴 필요가 커졌다며 금융당국에 개선안 마련을 촉구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에서는 금융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감안해 충분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 의장은 21일 오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예금자 보호가 현행 5000만원까지인데 이를 1억원으로 늘리고 필요에 따라서는 미국처럼 전체 예금액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도 곧 발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VB 파산으로 국내 예금자들까지 불안에 떨자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의 ‘민생’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원금 전체가 아니라 연체된 대출금에만 연체이자를 물게 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박홍근 원내대표 대표 발의)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 의장도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현행 5000만원인 예금자 보호 한도에 대해 “2001년 기존 2000만원 한도에서 상향된 이후로 20년 넘게 그대로 묶여 있는 것”이라며 “시대에 맞게 금융위기에 대비해 보호 한도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 의장은 “주요 선진국의 예금자 보호 한도를 살펴보면, 미국은 약 3억3000만원, 유럽연합은 약 1억4000만원, 일본은 약 1억원 등 우리나라의 보호 한도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각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차이, 즉 경제 수준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의 보호 한도가 현저히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앞서 예금자 보호 한도를 ‘1억원 이상’으로 높이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여러 건 발의한 상태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홍석준·신영대 의원 등이 각각 대표 발의했다.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는 예금 보험 제도 개선을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예금자 보호 한도와 관련 의견을 모아 오는 8월 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與 내에선 '신중 추진' 목소리도…김기현 “안전장치 면밀히 살펴야”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은 필요하지만, 서두르기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서민금융대책 간담회 이후 ‘예금자보호 한도 확대’에 대한 질문을 받자 “경제라는 건 매우 민감한 국민적 정서를 잘 반영해야 하는 것이기에 불필요하게 자극해서도 안 되는 것이고 또 과도하게 과민 반응해서도 안 되는 것”이라며 “필요한 안전장치가 잘 작동되고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서 정책을 운용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답변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제나 금융은 민감하게 서로 얽혀 있다. 복잡다단한 고차방적이라서 충분한 숙려기간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며 “다양한 정부부처와 금융기관 등 현장의 의견을 듣고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무위 소속의 한 여당 의원은 “민생 차원에서 여야 구분 없이 논의해볼 좋은 안건은 맞다”면서도 “지금 당장 액수를 못 박는 건 좋지 않다. 예금 한도에 대해서는 소관 기관 등의 과학적 분석을 근거로 접근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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