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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년간 헛물 켰나…효성 부당지원 ‘심의종료’

지분율·기여도 등 사실관계 확인 어려워
2년 간의 조사에도 제재 없이 마무리


공정거래위원회가 효성과 효성중공업이 부실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혐의에 대한 심의절차를 종료했다. 2년간 조사를 벌였지만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근거를 찾지 못한 탓이다. 심의 절차가 종료되면서 효성은 과징금, 검찰 고발과 같은 제재를 피할 수 있게 됐다.

공정위는 지난 15일 전원회의에서 효성 및 효성중공업의 진흥기업에 대한 부당지원 사건의 심의절차를 종료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심의절차 종료’는 사실관계 확인 자체가 불가능해 혐의 유무를 판단할 수 없을 때 내리는 결론이다. 법 위반 사실이 없다는 의미인 ‘무혐의’와는 다르다. 공정위 관계자는 “행위에 대해 의심은 간다”며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20년 효성의 부당지원 관련 신고를 접수한 공정위는 이듬해 4월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효성(2018년 이후 효성중공업)이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워크아웃 대상기업인 계열사 진흥기업과 건설공사 공동수주에 나서 부당하게 이익을 몰아줬는지 여부를 들여다봤다.

당시 공정위 심사관은 진흥의 지분율이 이례적으로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이 공동수주한 건설사업 중 9건은 주간사가 효성임에도 진흥에 지분율 50% 이상이 배정됐다. 부실 계열사에게 유리한 지분율을 책정해 과다한 이익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해당 공사 9건의 매출액은 5378억원, 매출이익은 761억원에 이른다.

2013년 진행된 루마니아 태양광발전소 설치공사에서도 효성은 진흥에 중간하도급을 주는 방식으로 실제 역할에 비해 과도한 이익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공정위 전원회의 위원들은 효성이 진흥에게 제3자에 비해 얼마나 유리한 지분율을 책정했고, 그로 인해 얼마나 과다한 이익이 발생했는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위법성을 판단하려면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해 지원한 사실이 확인돼야만 한다.

또한 효성이 주간사라는 사실만으로는 두 회사의 구체적인 역할 분담을 확인할 수 없고, 이들은 실제 사업 과정에서 지분율대로 공사 비용을 투입하고 손익을 분담했다고도 덧붙였다.

위원들은 루마니아 태양광발전소 공사에서도 진흥이 작업관리, 준공검사 이행 등 역할을 수행한 기록이 있어 실질적인 역할이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심의절차 종료라는 흔치 않은 결론에 2년간의 공정위 조사가 ‘헛방’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여도 대비 과다한 이익 귀속은 심사관이 충분히 집행을 시도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선례나 기준 적용이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적으로는 공정위가 감수해야 할 비판”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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