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중국선 팍 내리고, 한국선 팍 올리고… 자동차 너무해

테슬라·폭스바겐·포드 등

국민일보DB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앞다퉈 가격 인하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이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조금이 중단되자 점유율을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업체들이 오히려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이 통하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회사인 테슬라가 가장 먼저 대응했다. 지난 1월 7일 모델 3와 SUV 모델 Y의 중국 내 판매가격을 6∼13.5% 할인했다. 판매량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포드는 오는 4월 말까지 머스탱 전기 SUV인 ‘마하-E’의 가격을 4월까지 6000달러(약 785만원) 인하해 판매하기로 했다.
포드의 주력 전기차 모델인 머스탱 '마하-E'. AP뉴시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16일 중국 내에서 20개의 내연기관과 전기차 모델의 가격을 할인하겠다고 밝혔다. 할인 폭은 대당 2200~7300달러(약 287만~955만원)다. 특히 폭스바겐의 주력 전기차 시리즈인 ID는 6000달러 이상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경쟁업체의 할인 정책과 중국의 새로운 배기가스 배출규정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13년 동안 지급해오던 전기차·PHEV 보조금을 지난해 중단했다. 그 결과 중국 전기차 브랜드보다 해외 업체 판매량 타격이 더 컸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지난해 12월 비야디(BYD)의 판매량이 23만 4598대에서 지난 2월 19만1664대로 줄었다고 밝혔다. 비야디 역시 모델별로 5000~2만위안(약 950~3800만원)을 인하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 1월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브뤼셀 모터쇼에서 중국의 전기차 회사인 BYD의 Atto3가 전시돼 있다. 신화뉴시스

전문가들은 해외 브랜드의 중국 내 공급망 위기 가능성을 제기한다. 데이비드 장 자동차 전문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제조 업체의 생산 및 판매대행망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이 끊긴 뒤 판매량이 급감하자 위기 의식을 느낀 해외 브랜드들이 다급히 인하 행렬에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세계 자동차 브랜드들은 한국 시장에서 오히려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포드코리아는 레인저 와일드트랙과 랩터 등 픽업트럭의 신형 모델의 가격을 2021년 모델과 비교하면 각각 1350만원, 1600만원 인상했다. 또 한국GM의 쉐보레 트래버스 부분변경 모델은 1000만원, 캐딜락코리아는 에스컬레이드를 한국에 출시할때 미국보다 1000만원 인상된 가격으로 책정했다.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마케팅이 전략의 성공과 실패가 양립하고 있다고 봤다.
3일 강원도 양양에서 열린 쉐보레 트래버스 공식 출시 행사에 참석한 트래버스 광고 모델 정우성이 포즈를 취하고 하고 있다. 뉴시스

박 교수는 “말하자면 ‘살 사람은 산다’는 의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특정 매니아층을 타깃으로 한 차종은 프리미엄 마케팅이 전략이라고 볼 수 있으나, 경쟁이 치열한 SUV와 같은 차종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출고가를 올린 것은 시장분석 실패”라고 평가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