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0년 수익률, 캐나다 절반도 못 미쳐

인력난·재정전략 부재 등 구조적 문제 해결 목소리↑


국민연금은 지난해 역대 최악의 손실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통화 긴축 등 시장 상황이 어려웠던 영향이 컸지만, 인력난과 재정전략 부재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탓이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 체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8.2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평가 손실액은 79조6000억원으로, 적립액은 1년 만에 948조원에서 890조500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국민연금 적자 운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0.18%, 2018년 -0.92% 적자를 냈었다.

지난해는 물론 미국의 통화 긴축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영향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경색된 영향이 있었다. 실제 해외 주요 연기금도 지난해 모두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했다. 다만 해외 연기금과 장기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국민연금은 크게 뒤처진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을 보면 캐나다(10%), 노르웨이(6.7%), 일본(5.7%), 네덜란드(5.1%) 등이 한국(4.7%)을 앞선다.

대외적 여건 탓만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인력난 문제가 꼽힌다. 실제 국민연금공단이 2017년 전북 전주로 이전한 이후 운용역들의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6년 동안 국민연금을 떠난 운용역은 164명에 달했다. 기금운용본부 운용직은 이전 이후 정원(380명)을 한 번도 100% 채운 적이 없었다.

이 때문에 기금운용본부 ‘서울 이전설’이 잊을만하면 등장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기금운용본부 소재지는 국민연금법(제27조)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이전을 위해서는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야 한다. 지역 균형발전과 전북 지역의 반발을 고려하면 결코 쉽게 이행 가능한 문제는 아니다.

국민연금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의 비전문성도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된다. 위원회 20명은 정부 대표 6명, 노조·사용자 대표, 지역가입자 대표 등으로 구성돼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많다. 이는 캐나다 연금 이사회 12명 전원이 투자·금융 전문가인 것과 대조적이다.

기금운용위의 비전문성과 중장기 재정전략 부재 문제는 수차례 지적됐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번 정부에서도 연기금의 독립성·전문성 문제는 계속해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검사 출신 한석훈 변호사가 기금운용위원회 상근전문위원에 선임된 데 이어 이달 초 기금운용위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 구성을 변경하는 내용의 지침 개정안이 의결됐다.

정부가 발표한 수책위 위원 구성 개정안에 따르면 사용자·근로자·지역가입자 등 3개 가입자 단체의 추천인 몫을 9명에서 6명으로 줄이고 나머지 3명은 정부 산하기관 및 학계 추천 전문가로 바꾸기로 했다. 이에 정부 입김이 강해져 국민연금 기금 운용에 대한 독립성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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