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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 대표이사 후보 사퇴 의사 표명… KT 지배구조, 격랑 속으로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결정됐던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대표를 선임하기까지 다시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게 됐다. KT는 불가피하게 ‘경영 공백’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윤 후보는 지난 22일 이사회 오찬 간담회에서 후보 사퇴 의사를 전했다. 이사진은 KT의 경영 안정을 위해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만류했고, 일부 이사는 여전히 사퇴를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자신이 버티면 KT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이로써 윤 후보는 지난 7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된 지 보름 만에 물러나게 됐다.


‘정면 돌파’ 의지를 강하게 보이던 윤 후보가 자진 사퇴로 돌아선 배경에 여권의 압박이 자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상임 경제특보를 맡았던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윤 대통령의 충암고 동문인 윤정식 전 OBS 경인TV 사장을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에 내정했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사퇴했다. 여당에서는 ‘이익 카르텔’이라며 구현모 대표와 윤 후보를 싸잡아 비판해왔다.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대표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하다는 이유를 들어 오는 31일 있을 주주총회에서 윤 후보에 반대표를 던진다는 걸 공공연히 드러냈다. 2대주주인 현대차그룹도 ‘대주주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다른 주주도 윤 후보를 반대하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마저 나왔다.


반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윤 후보에 대해 찬성 의견을 제시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KT 지분의 약 44%를 외국인 주주가 보유하고 있어 표대결을 벌이면 윤 후보에게 승산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주총을 통과해 대표이사에 선임되더라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된다. KT를 순조롭게 이끌기 어려울 것이라 점에서 윤 후보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가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예정대로 정기 주주총회는 열린다. 당초 안건으로 올라왔던 대표이사 선임 건은 빠질 것으로 보인다. 안건에서 제외될 경우 KT는 해당 사항을 공시해야 한다.

구 대표에 이어 윤 후보까지 차기 대표 후보에서 물러나면서 상당기간에 걸쳐 KT의 경영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KT는 예정된 인사와 조직개편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올해 경영계획도 제대로 수립하지 못했다. 차기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현재 추진하고 있는 ‘디지코’ 전략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여기에다 정부와 KT 안팎의 지지를 모두 받는 적임자를 찾는 작업은 난항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여권에서 구 대표, 윤 후보를 비롯한 KT 전·현직 사내외 이사진을 ‘이익 카르텔’이라고 비난하고 있어 새 후보를 KT 출신으로 세우기는 어렵다. 재계 관계자는 “KT 출신은 아니지만, 통신분야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면서, 정치색이 너무 강하지 않은 인물이어야 정권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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