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없었다, 틱톡 CEO 이번에도? “美 압박 막아라”

투자은행가 출신 저우서우쯔, 틱톡 2021년 부임
23일 청문회 출석해 제기된 의혹 해명할 듯

저우서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 AFP 연합뉴스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업체 ‘틱톡’의 저우서우쯔(40) 최고경영자(CEO)의 과거 행보가 조명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세계에서 틱톡을 퇴출해야 한다는 논의가 거세진 상황에서 틱톡의 방어 전선을 지휘하는 인물이다. 일부에선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중국 회사라는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해 싱가포르 출신인 저우서우쯔를 ‘얼굴마담’ ‘꼭두각시’ 역할로 내세운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BBC는 22일(현지시간) ‘틱톡 CEO 저우서우쯔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으로 저우서우쯔의 경력과 바이트댄스 영입 과정을 집중 조명했다. 저우서우쯔는 싱가포르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을 보내며 엘리트 중국어 학교에 다녔다. 이후 영어와 중국어가 모두 능통하다는 장기를 살려 싱가포르 군대에 장교로 입대했다.

그는 전역한 뒤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에 진학해 2006년 경제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다. 이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2010년 경영학 석사(MBA)를 마친 뒤 당시 스타트업이었던 SNS 기업 ‘페이스북’에 인턴으로 근무했다.

DST→골드만삭스→샤오미→바이트댄스까지

그간 중국 매체에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저우서우쯔는 페이스북을 나온 뒤 러시아계 벤처캐피털(VC)인 디지털스카이테크놀로지(DST)로 향해 5년간 근무한다. 바이트댄스 공동창업가인 장이밍, 량류보와 인연을 맺은 시기도 이때로 추측된다. 장이밍과 량류보는 2012년 바이트댄스를 창립했는데 바이트댄스는 이다음 해인 2013년 DST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이때 DST에서 바이트댄스의 투자 담당 팀을 이끌었던 이가 저우서우쯔다.

저우서우쯔는 그해 곧바로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로 향해 2년간 근무한다. 이후 2015년 자신이 DST 시절 투자를 유치했던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취임했다. 당시 중국 언론에서 32세의 젊은 경영자로 주목받았다.

그는 2018년 샤오미의 홍콩증권거래소 상장을 성공시키는 데 성공한다. 저우서우쯔는 이 외에도 샤오미에서 270개 기업에 투자하는 산업펀드를 조성했다. 2021년 미국 대표 경제지인 포천지에서 ‘글로벌 40세 미만 비즈니스엘리트 4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중국 언론에서는 저우서우쯔에게 ‘재물의 신’이라는 별칭을 붙이며 그의 성공 신화를 소개했다.

저우서우즈 틱톡 CEO 저우서우즈(오른쪽). 오른쪽은 하버드 MBA에서 만난 저우서우즈의 부인. 하버드 MBA 홈페이지 캡처

저우서우쯔의 새로운 도전은 계속됐다. 자신이 초기 투자를 주도한 바이트댄스로 2021년 3월 자리를 옮겨 초대 CFO를 맡았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2020년 미국인의 개인정보가 중국 정부에 넘어가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틱톡의 미국 사업체를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때문에 월드디즈니 출신 케빈 매이어가 틱톡의 CEO에서 사임했고 저우서우쯔는 바이트댄스로 적을 옮긴 지 두 달 만에 틱톡 CEO로 취임한다.

틱톡은 당시 저우서우쯔를 ‘중국 출신이 아닌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싱가포르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의 연관성을 배제하려는 듯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저우서우쯔의 경영 방식이나 바이트댄스에서 실제 가진 권한은 지금까지도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는 만큼 당시 저우서우쯔의 갑작스러운 틱톡 CEO 취임은 많은 의문을 자아냈다.

바이트댄스는 중국 지역 서비스인 더우인과 중국을 제외한 해외 서비스인 틱톡을 분리해 경영한다. 더우인과 틱톡의 인터페이스는 거의 같지만 두 개의 ‘평행 우주’처럼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게 바이트댄스 측 주장이다. 실제로 더우인에 가입한 가입자가 틱톡 가입자의 콘텐츠를 볼 수 없고, 반대의 경우도 불가능하다.

“美와 갈등 풀어야” 저우서우 커리어 최대 위기

저우서우쯔가 틱톡에서 맡은 가장 큰 임무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와의 갈등을 푸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사실상 바이트댄스는 장이밍 지휘 아래 사업을 확장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저우서우쯔를 “틱톡이 ‘글로벌 제국’으로 성장하기까지 기여했다”며 “특히 미국에서 제기된 의혹에 맞서기 위해 활동해 왔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 정부와 무관하며 다채로운 동영상과 창의적인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는 긍정 이미지를 틱톡에 씌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미국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한 영향인 듯 최근 들어 대중 앞에 나서는 빈도도 늘리고 있다. 저우서우쯔는 틱톡의 CEO로 부임한 지 거의 1년 만인 지난달에서야 자신의 틱톡 계정을 개설했다. 개인 생활 담긴 영상도 공개했다. 이후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을 관람하고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도 직관했다. 영국의 유명 테니스 선수 앤디 머레이와 만나고 미국 유명 팝스타 시애라와도 사진을 찍었다.

저우서우즈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밤 틱톡 공식 계정에 올린 동영상에서 "1억5000만명의 (미국인) 사용자로부터 틱톡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틱톡 영상 캡처

저우서우쯔는 23일 미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다. 그는 최근 미국 매체에서 틱톡이 미국의 이익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중국 정부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던 만큼 같은 취지의 주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예측된다. WP는 “저우서우쯔가 커리어에서 최고의 위기이자 과제에 직면했다”고 했다.

그는 21일 밤 틱톡 공식 계정에 동영상을 올려 이용자들에게 “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우리에게 중요한 순간이다. 1억5000만명의 (미국인) 사용자로부터 틱톡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호소했다. 이 영상은 50만건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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