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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성 관리 요구에도… 증권·보험사 배당 성향, 되레 올랐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선제적 자본 건전성 관리 요구를 받은 금융사들이 배당 성향을 되레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순이익 급감으로 배당액을 줄인 증권사도 배당 성향은 높게 유지하며 주주들 마음 달래기에 나섰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58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4조5131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재작년 순이익(9조896억원)과 비교하면 50.3%(4조5765억원) 급감했다. 주식거래대금이 줄어들며 수탁수수료가 대폭 감소했고, 주식·채권매매 이익이 줄며 대부분의 영업부문 실적이 부진했다.


대부분의 증권사 실적이 반토막 나면서 배당금도 급감했다. NH투자증권은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700원으로 의결, 전년 대비 33.3% 줄였다. 대신증권은 1200원으로 14.3% 하향 조정했다. 다올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의 배당금은 각각 40%, 38.9% 감소했다. 전향적으로 배당금을 늘린 증권사는 지난해 유일하게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낸 메리츠증권 정도였다.

다만 순이익 대비 주주배당금 비율인 배당성향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의 배당성향은 81%로, 2021년(36%) 대비 두 배 넘게 상승했다. 대신증권도 15%에서 60%로, 유안타증권은 25%에서 60%까지 확대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로 자금난을 겪었던 다올투자증권 역시 보통주 기준 배당성향은 전년(10.0%)보다 늘어난 18.9%였다.

영업실적이 좋았던 보험사들의 배당성향도 올랐다. 금감원에 따르면 31개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조47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6.8%(1조1489억원) 증가했다. 삼성화재의 배당성향은 45.8%, DB손해보험은 28.1%로 모두 전년 대비 늘었다. 2017년 결산 이후 5년 만에 배당에 나선 KB손해보험은 배당성향이 61.59%에 달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보낸 ‘배당 자제’ 메시지와는 엇박자 행보다. 금감원은 올해도 자본시장 위기 국면에 대비해 금융사들에 자본 확충 등 건전성 관리를 당부하고 있다. 일부 금융사에 대해서는 배당으로 인한 부작용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앞서 “최근 단기금융시장 경색 국면에서 산업은행 등 외부에서 유동성 지원을 받고 있는 일부 증권사가 배당을 실시함으로써 유동성에 부담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주주환원이 트렌드가 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배당성향을 줄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고배당주로 투자매력이 있던 증권주의 배당수익률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배당성향 유지는 주주환원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최대주주보다 일반주주에게 많이 배당하는 차등배당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다올투자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은 최대주주에게 아예 배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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