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틱톡 절도 챌린지’ 타깃된 현대차… 무슨 일

도난방지 장치 없는 차량에…미국 법무장관들 대책 촉구 성명

한 미국 남성이 차량을 어떻게 절도하는지 USB커넥터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SNS 동영상 갈무리

미국 법무장관들이 현대자동차그룹을 상대로 성명을 냈다. 위스콘신주와 일리노이주를 비롯한 22개 주의 주 정부 법무장관 그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도난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법무장관그룹은 현대차에 보낸 공식 서한에서 “차량 도난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하는 데 실패했다”며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차·기아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발단은 틱톡 등에서 무차별적으로 퍼진 절도 행각 영상 때문이었다. 최근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 ‘#kia boyz’란 해시태그가 큰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잠금장치를 풀고 차를 훔치는 법이 담긴 영상이었다.

틱톡 챌린지로 성행한 절도는 스마트키를 사용한 버튼 시동식이 아는 일반적으로 키를 넣어 돌리는 차량에서 이뤄졌다. 해당 차들은 모두 도난을 막는 전자식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차량은 키박스를 뜯고 접점을 연결한 후 USB나 일자 드라이버를 꽂아 돌리면 시동이 걸린다.

기아 차량 절도범으로 추정되는 한 미국 남성이 최근 SNS에 올린 차량 사진의 '키 홀' 주변 커버가 벗겨져 있다. SNS 동영상 갈무리

이 영상이 ‘틱톡 챌린지(도전)’라는 명목으로 유행처럼 번지면서 절도 행각은 청소년 사이에 ‘놀이’로 둔갑했다. 어느새 미국 전역에 현대차·기아 차량에 대한 도난 신고가 빗발쳤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는 틱톡 챌린지로 인해 최소 14건의 차량 충돌 사고와 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차량 도난을 막기 위해 약 830만대의 미국 내 차량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업그레이드 대상 차량은 약 400만대. 나머지 업그레이드 되지 않는 구모델은 스티어링휠 잠금장치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의 한 회원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아의 쏘렌토 모델이 '#kia boyz'때문에 절도를 당해 사고난 채 버려졌다고 글을 올렸다. 레딧 갈무리

현대차 미국 법인은 현재까지 100만명 이상의 고객에게 해당 문제를 고지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법인이 현지법을 어겨서 발생한 문제는 아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고객과 리스 업체에 연락을 취하는 등 빠르게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사고난 채 버려진 쏘렌토 내부에 절도범들이 'Kia Boys'라는 글귀를 적어놨다. 레딧 갈무리

미국에서 판매하는 현대차·기아는 도난을 막는 전자식 이모빌라이저를 옵션으로 설치했다. 2015년식 현대차·기아에는 이모빌라이저가 있는 차량은 26%였다. 2021년 11월 이후에는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기본 사양으로 장착돼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6일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저가형으로 전자식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달리지 않은 차들은 어떤 차든지 훔칠 수 있다”며 “사람들이 옵션을 선택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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