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8개월 강제 낙태” 北 구금시설 참혹 실상 폭로

영국 북한인권단체 24일 보고서 발간
1991년 이후 인권침해 7200여 건…피해자 1156명, 구금시설 206곳
“강제노동·낙태·고문·강간 등 인권유린”

3D(3차원) 모델링 기법으로 재현한 북한 구금시설의 모습. 코리아퓨처 제공

영국의 북한인권단체가 북한 내 구금시설의 참혹한 인권침해 실태를 폭로했다.

24일 영국의 북한인권단체 코리아퓨처(한미래)는 북한 구금시설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기록을 담은 두 번째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강제노동·낙태·고문·강간 등 각종 인권 유린 사례가 담겼다.

보고서는 2021년 3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탈북민 269명과 면담한 결과를 바탕으로, 가해자·피해자 및 구금시설 특징과 인권침해 건수를 규명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출범 10주년을 맞아 작성된 이 보고서는 지난해 3월 코리아퓨처가 발간한 첫 보고서 데이터베이스(DB)를 업데이트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소속 30대 여성 A씨는 임신 2개월 차에 체포돼 중국에서 북한으로 송환됐다. 불법 국경출입 혐의로 기소된 그는 함경북도 경원군의 한 병원에서 임신 7∼8개월에 강제 낙태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함경북도 회령시 무산리에 있는 전거리교화소로 옮겨져 3년간 재교육을 받았다.

노동당원이던 40대 북한 남성 B씨는 주민들의 탈북을 돕고 밀수에 관여하다 양강도 혜산시 인민보안성 구치소에 18개월 동안 구금됐다. 그는 이후 재판을 거쳐 평안남도 개천시의 재교육 캠프로 옮겨졌지만, 갖은 고문을 당하면서 체중이 한 달 만에 60㎏에서 37㎏으로 급감했다.

영국의 북한인권단체 코리아퓨처(한미래)는 24일 북한 구금시설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에 대한 기록을 담은 두 번째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은 북한 구금시설의 지역적 분포를 나타낸다. 코리아퓨처 보고서 캡처

보고서 통계를 보면 1991년부터 현재까지 북한 구금시설에서 발생한 고문·강제노동·강간 등 인권침해 사례는 7200여건에 달한다. 집계된 피해자는 1156명, 가해자는 919명이었다. 소재가 파악된 구금시설은 206곳이다.

인권침해 유형별로는 위생·영양을 포함한 건강과 보건의료 권리 박탈이 1589건으로 가장 많았고, 표현의 자유 박탈(1353건)·고문이나 비인간적 대우(1187건)가 뒤를 이었다.

가해자 소속기관 중 인민보안성(현 사회안전성) 소속은 502명, 국가보위성 소속은 321명이었다. 인민보안성은 경찰청에 해당하는 곳이며, 국가보위성은 강제노동 수용소 관할 기관이다. 보고서는 “구금시설에서 행해지는 모든 고문행위의 총책임자가 북한 노동당임을 확인시켜준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는 여성(816명)이 남성(331명)보다 많았다.

구금시설은 함경북도(99곳)에 가장 많았으며, 양강도(50곳), 함경남도(20곳), 평안남도(9곳), 평안북도(8곳), 자강도(6곳), 강원도(4곳), 황해남도(3곳), 평양(3곳), 황해북도(3곳), 나선시(1곳) 등이다.

보고서는 3차원(3D) 모델로 제작한 북한 구금시설을 보여주면서 “일반 구금시설에 수감된 수감자들은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과 비슷한 수준의 강도 높은 고문과 비인도적 대우에 노출된다”고 전했다.

김지원 코리아퓨처 조사관은 “북한 내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인권침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책임규명은 거의 없다”며 “핵심 가해자들에 대한 선별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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