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아기 이불로 덮고 짓눌렀다…원아살해 원장 수법

지난해 11월 어린이집 원장의 학대로 숨을 거둔 생후 9개월 아이의 빈소. 유족 제공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후 9개월 된 원아를 이불로 덮어 몸으로 눌러 질식시켜 숨지게 한 60대 어린이집 원장의 범행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24일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정재) 심리로 열린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의 공판에서 검찰은 당시 어린이집 내부가 촬영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A씨는 피해 아동 B군을 엎드린 자세로 눕힌 뒤 이불을 머리까지 덮고 쿠션을 머리 쪽에 올리고선 ‘플랭크 자세’로 아이 몸 위에 올라가 누른다.

B군은 이불 밖으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치는 것처럼 보인다.

3시간이 흐른 뒤 영상 속 B군은 이불에 덮인 채 미동도 없이 누워있다.

영상이 공개되자 법정을 찾은 B군의 부모와 지인들은 낮은 탄식과 함께 눈물을 쏟아냈다.

피고인인 A씨 역시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이 상식 밖의 변명으로 일관하고 자기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는다”며 징역 30년에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B군의 친모는 방청석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잠을 안 잔다는 이유로 아이를 무자비하게 학대하고 살해한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부모는 죽고 싶은 만큼 하루하루가 괴롭고 너무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저희에게 사과 한마디도 없다”며 “살인의 고의성이 없다고 변명만 하는 피고인에게 최대한의 처벌을 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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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아동의 부모는 모두 베트남 국적이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아이를 재우는 과정에서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지 않은 과실로 원아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해당 과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은 살펴봐 달라”고 변론했다.

바닥에 주저앉아있던 A씨는 최후 진술을 하지 않고 큰 소리로 울며 퇴정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0일 경기 화성시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자신의 상반신으로 B군을 14분간 압박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후 3시간 동안 의식 없이 엎드려있던 B군을 방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선고 기일은 내달 20일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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