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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성범죄·시범경기 최하위…잔인한 거인의 봄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 롯데는 지난 23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혐의로 수사받는 사실이 알려진 서준원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퇴단을 결정했다. 뉴시스

‘거인’ 롯데 자이언츠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겨우내 공격적 투자로 성적 반등을 노렸지만 정작 시범경기에선 통 힘을 못 쓰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설상가상 5선발 경쟁을 펼 전망이던 유망주 투수는 성범죄 혐의로 수사받게 된 사실이 알려지며 곧바로 팀에서 방출됐다.

롯데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시즌 프로야구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와의 맞대결에서 4대 1 역전패를 당했다. 주말 2연전을 한화에 모두 내준 롯데는 2승 1무 8패로 시범경기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4회 선취점을 낼 때까진 분위기가 괜찮았다. 선두타자로 2루타를 치고 나간 전준우를 1아웃 이후 한동희가 적시타로 불러들였다. 그 동안 마운드에선 댄 스트레일리가 무실점 투구로 버텼다. 5회 동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충분히 사정권 내로 보였다.

문제는 볼넷과 사구로 자멸한 6회 수비였다. 스트레일리의 뒤를 이어 등판한 이민석이 선두타자 문현빈에게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었다. 이적생 채은성이 곧바로 적시 2루타로 역전 점수를 냈다. 브라이언 오그레디를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거기까지였다. 롯데 계투진의 ‘볼 쇼’가 펼쳐진 것이다.

한화 5번 김태연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이민석은 다음 타자 이명기에게마저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다음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태연은 김인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고, 뒤이어 등판한 김도규도 오선진에게 재차 밀어내기를 헌납했다.

타선은 이날도 침묵을 깨지 못했다. 전준우 고승민 한동희가 1안타씩 때려 체면을 지켰을 뿐 유강남(2타수 무안타) 노진혁(4타수 무안타) 등이 연신 방망이를 헛돌리며 한화 마운드를 상대로 1득점에 묶였다.

올 시범경기 들어 롯데의 성적은 투·타 모두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팀 타율(0.218)과 평균자책점(4.73)은 아예 10구단 중 꼴찌고, 득점(8위) 볼넷(9위) 등 지표도 하위권이다. 도루는 6개 성공하는 동안 5번 실패했다. 성공률 면에서 독보적 꼴찌다.

당장의 성적만 문제가 아니다. 지난 23일엔 투수 서준원이 성범죄에 연루돼 수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구단 측이 즉시 징계위원회를 열어 검찰 기소 여부와 관계 없이 서준원의 퇴단을 결정했지만 시즌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던 관계자들과 팬들은 씻기 어려운 상처를 받았다. 팀 분위기는 초상집이 됐고 프로야구 전체의 도덕성에도 다시 한 번 크나큰 흠집이 났다.

마운드 운용 계획에도 당연히 차질이 생겼다. 서준원은 당초 올 시즌 5선발 자리를 두고 동료들과 경쟁 중이었다. 앞서 자유계약선수(FA)로 합류한 한현희의 존재 덕에 최악의 사태는 면했지만 대대적 전력보강을 통해 모처럼 가을 야구를 노리는 롯데 입장에선 야속한 날벼락이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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