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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했더니 ‘생산공장 출근해라’…직장인 45% “육아휴직 자유롭게 못 써”


지난 1월 한 달간 출산휴가를 다녀온 직장인 A씨는 복직 후 생산공장에 출장을 가라는 지시를 받았다. A씨가 “임산부라 장거리 출장은 힘들 것 같다”고 하자, 회사는 그 다음 주 생산공장으로 인사명령을 냈다. A씨는 “육아휴직이라도 신청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회사는 30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시간을 끌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78명을 기록한 가운데 직장인 10명 중 4명은 법으로 보장된 육아휴직도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45.2%는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지 못했다. 이 같은 응답 비율은 비정규직(58.5%), 5인 미만 사업장(67.1%), 월급 150만원 미만(57.8%) 등 ‘노동 약자’에게서 특히 높았다.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고 답한 직장인도 39.6%에 달했다. 가족 돌봄 휴가는 53%가 쓰지 못한다고 답했다.

육아휴직 등을 쓰더라도 복귀 후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직장인 B씨는 “육아휴직 후 복직한 지 6개월이 다 돼가는데 특별한 보직이 없다”며 “6개월간 깎인 임금만 100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C씨도 “회사 근속연수에 따라 안식 휴가를 주는 제도가 있는데 올해부터 육아휴직을 다녀온 직원은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직장갑질119 장종수 노무사는 “법상 제도 사용마저 눈치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과연 노동자가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으로 결국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선택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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