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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뒷담] 건강보험 국고 지원 놓고 기재부·복지부 동상이몽

기금화 둘러싼 입장 차이는 여전
국고지원 연장 이후에는 종합계획 수립도 관건


국민건강보험 국고 지원 연장안이 마침내 국회 소관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건강보험을 둘러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의 신경전은 그칠 기미가 없다.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 수립을 비롯한 중장기 과제들이 앞으로도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입장이 가장 뚜렷하게 나뉘는 지점은 건강보험 기금화다. 기재부는 건강보험도 다른 사회보험처럼 기금으로 만들어 국가 재정에 편성해야 재정 건전성이 확보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의료단체 등 여타 관계자들은 기금화가 보장성 약화로 이어진다며 맞서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건 대립이지만 일각에서는 그 본질이 ‘영역 다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직접 주무르고 싶은 기재부와 내주기 싫은 복지부의 기싸움이라는 것이다.

두 부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통해 주기적으로 정책 현안을 논의한다. 하지만 기재부에서는 불만이 있다. 위원장 포함 25명으로 구성되는 건정심에서 기재부 측 인사는 한 명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의약계, 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같은 복지부 측 인사로 구성돼 사실상 복지부의 홈그라운드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건정심 심의까지 가면 전부 복지부 편이라 얘기가 되지 않는다”며 “(정책 수립)준비 단계부터 우리가 복지부와 직접 소통하면 논의가 수월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복지부의 생각도 같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복지부는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 수립을 앞두고 자체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9월 말까지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하지만 기재부의 참여 여부와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추후 자문단을 꾸릴 때 기재부도 충분히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복지부가 해당 발주 문서에 기재한 ‘(가칭)제2차 종합계획 수립 준비단’ 관련 설명에는 복지부·공단·심평원의 이름밖에 나오지 않는다.

지난 22일 국고 지원을 5년간 연장하는 건강보험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을 때도 양측의 인식은 평행선을 그렸다. 당시 개정안에는 ‘건보재정의 국가책임을 강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부대의견이 달렸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를 ‘재정을 더 책임 있게 감독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기금화 반대 측의 해석은 달랐다. 한 관계자는 “이번처럼 정치적 대립 때문에 건보 재정이 위기를 겪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단언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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