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을 제 돈처럼 펑펑”… 檢, 조현범 회장 구속기소

한국타이어에 131억원 손해끼친 혐의
회사 명의로 페라리 등 고급 외제차 5대 구입·리스
검찰 “기업재산 노골적 사유화”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을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윤석열정부 들어 대기업 총수가 구속기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27일 조 회장을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 회장이 회사 재산을 마치 자신의 재산인 것처럼 함부로 유용한 정황을 포착해 관련 혐의를 신속‧명확하게 규명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가 MKT(한국프리시전웍스)의 타이어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MKT를 부당 지원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현저히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방식의 부당 지원 행위로 한국타이어가 131억원 상당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이 29.9%, 그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0%의 지분을 가진 회사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이 조 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본다.

검찰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 사건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했고, 조 회장이 개인 주거지의 가구비 및 이사비를 회사 자금으로 대납한 혐의 등도 추가로 밝혀냈다. 조 회장은 회사 법인카드를 지인에게 사용하게 했고, MKT 자금을 지인이 운영하는 부실기업에 대여한 혐의도 받는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 및 계열사 명의로 구입 또는 리스한 페라리 등 고급 외제차 5대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고, 법인 소속 운전기사를 조 회장 아내 전속 수행기사로 활용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도 있다. 이 같은 행위로 회사에 17억600만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검찰은 봤다.

또 개인 주거지 이사 비용 1200만원 가량을 해외 파견 직원 2명과 관련된 비용에 반영해 한국타이어 자금으로 대납한 혐의(업무상 횡령)도 있다. 개인 주거지 가구 구입 비용을 한국타이어 회사 신사옥 건설시 지출된 가구대금에 합산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가구 구입 비용 2억6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봤다.

조 회장은 MKT 자금 50억원을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에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법상 배임)도 받는다. 검찰은 리한 박지훈 대표와 친분이 있던 조 회장이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았던 것을 알면서도 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본다. 조 회장은 박 대표와 미국에서 고교와 대학을 함께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약 3610억원의 채무를 부담하게 됐고, 매년 대출원리금 및 증여세 분할 상황을 위해 약 400억원의 지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이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경제 생활을 위한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탓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검찰 관계자는 “다양한 형태로 기업 재산을 노골적으로 사유화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향후 공정거래조사부는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은 관련 기업 범죄 전반에 대해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