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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상 교육이 포르노? 학부모 항의에 해고된 美교장

초등학교 교장, 6학년 학생 대상 서양미술사 수업 중
미켈란젤로 다비드상 사진 등 보여줘
학부모들 “지나치게 선정적, 사전 공지 안해” 항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상.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

미국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수업 도중 학생들에게 ‘다비드 조각상’ 사진을 보여줬다가 교장직에서 해고됐다. 선생이 ‘포르노’를 가르쳤다는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학교 측이 교장 해임을 명한 것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 클래시컬 스쿨의 호프 카라사퀼라 교장은 지난 17일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양 미술사 수업을 진행하던 중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자료 사진으로 보여줬다.

이 수업에서는 다비드상 외에도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등의 작품이 함께 다뤄졌다.

그런데 다비드상 사진을 수업에 활용한 사실이 알려지자 몇몇 학부모들이 “학교 교장이 포르노를 가르쳤다”며 학교 측에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남성의 전신 나체를 표현한 다비드상이 12~13살 아이들이 보기에는 지나치게 선정적이라고 주장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상.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

학부모들은 교장이 사전에 충분한 공지를 하지 않은 것도 문제 삼았다. 이전까지는 ‘학생들에게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보여준다’고 사전 공지를 해줬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카라사퀼라 교장은 결국 학교 이사회로부터 사임 또는 해고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바니 비숍 이사회 의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것은 심각한 실수였다”며 “부모는 자녀가 학교에서 어떤 주제나 작품을 배우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장이 학생들에게 ‘부모님에게는 말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면서 “수업에서 꼭 다룰 필요가 없었던 자료 사진이었고, 다비드상을 음란물로 볼지는 다른 문제”라고 언급했다.

해임된 카라사퀼라 교장은 “여기서 내 경력이 끝난다는 게 무척 슬프다”면서 “많은 학부모와 교직원들이 학교 이사회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다비드상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 미켈란젤로(1475∼1564)의 작품이다. 1501년부터 1504년까지 약 3년에 걸쳐 완성됐으며, 구약성서에 나오는 다비드(다윗)가 골리앗을 돌팔매로 물리치기 직전의 모습을 담아냈다.

다비드의 전신 나체를 묘사한 5.17m 높이의 대리석 조각은 젊은 육체의 아름다움과 힘을 상징한다. 이 작품은 미켈란젤로를 거장 반열에 올린 작품으로, 조각상의 다부진 체격, 긴장과 결의에 찬 표정, 물 흐르듯 균형 있는 자세는 당대부터 큰 호평을 받아왔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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