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불나방’ 된 ‘개미’들… 퍼스트리퍼블릭 3000억원 매수

3월 들어 2억3664만5205달러치 매수
테슬라 이어 개별 종목 매수액 2위
대부분은 은행권 위기 보름간 체결

퍼스트리퍼블릭은행 간판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맨해튼비치 지점 외벽에 설치돼 있다. AFP연합뉴스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국내 투자자, 이른바 ‘서학 개미’들이 3월 들어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식을 3000억원어치 이상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은행은 미국‧유럽의 연쇄적인 은행권 위기에서 파산하지 않았지만 유동성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은행에 대한 국내 매수액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개별 종목에서 부동의 1위인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다음으로 많았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를 보면, 서학 개미들이 3월 첫 거래일인 지난 1일부터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매수한 금액은 2억3664만5205달러(약 3083억4870만원)다. 해외주식에서 7위, ETF를 뺀 개별 종목에서 2위에 해당한다. 매수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중소형 은행 파산이 연쇄반응처럼 일어난 지난 9일부터 15일간 집중됐다. 이 기간 중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매수 결제액은 2억3664만2770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도 결제액은 1억6322만911달러(약 2126억7685만원), 매수‧매도를 합산한 총 거래액은 3억9986만6116달러(약 5210억2555만원)로 집계됐다. 순매수 결제액의 경우 7342만4294달러(약 956억3514만원)로 테슬라(4145만5286달러)를 앞질렀다. 전체 3위, 개별 종목 1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대한 서학 개미들의 집중 매수는 미국‧유럽 은행권 위기에서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했거나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노린 ‘단타’로 추정된다. 순매수보다 많은 매수 결제액으로 보면 ‘단타’ 거래량도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야말로 ‘죽음의 단타’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3월 첫 거래일인 지난 1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시초가 122.01달러로 출발했지만 지난 16일 마감가로 기록한 31.16달러까지 불과 11거래일 만에 74.5%나 폭락했다. 지난 9일부터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같은 미국 중소형 은행의 파산·폐업으로 하락하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는 신용등급 강등으로 결정타를 맞앗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6일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해 “심각한 예금 유출 위기에 직면했다. 개인 예금보다 금융기관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수익성 압박도 예상된다”며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투기 등급인 ‘BB+’로 4단계나 강등했다.

JP모건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웰스파고를 포함한 미국 대형은행 11곳에서 300억 달러를 예치받는 식으로 유동성을 보충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최악의 사태로 파산만은 면했다. 지난 21일 한때 11.52달러까지 밀렸던 주가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5일 12.36달러까지 만회됐다. 이번 주 첫 거래일을 앞둔 이날 오후 5시15분 현재 프리마켓에서 14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유효한 은행권 위험에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 반등 동력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국 중소형은행들과 스위스 2위 은행 크레디트스위스를 연달아 쓰러뜨린 유동성 위기는 이제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로 향하고 있다.

시장은 도이체방크 재무제표에서 미국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와 파생상품 장부를 우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도이체방크 주가는 급락했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급등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2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에서 8.53%(0.8유로) 떨어진 8.54유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3.11%(0.3달러) 하락한 9.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