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도시락 반찬 맛있다며 사귀자는 이혼男 상사” [사연뉴스]

상사 고백 받은 20대女 직장인 사연 등장
요리 실력에 호감 보인 40대 차장
“결혼 전제로 만나보자” 제안에 ‘분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을 밝힙니다. 게티이미지

23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며 결혼한 방송인 박수홍(53)씨의 사례를 접하고 자신감을 얻은 중년 직장인 남성들이 부쩍 늘어난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고백을 받은 2030 여성 부하직원들은 ‘고백 공격’을 당했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회사 차장이 제 도시락 반찬 보고는 자기한테 시집오래요’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20대 후반 직장인이라고 밝힌 여성 A씨는 자신에게 닥친 어처구니없는 일에 대해 도움을 받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점심시간 취사 맡은 A씨…느닷없는 상사의 관심

A씨는 매일 점심시간 밥과 커피를 사 먹는 데 지출이 커 출근길에 도시락을 싸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처음엔 탕비실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던 A씨는 도시락 식사에 동참한 동료들과 반찬을 나눠 먹게 됐다고 합니다.

이 모습을 본 회사 대표는 “젊은 친구들이 기특하다”며 필요한 물품을 사주겠다고 나섰고, A씨는 “밥솥과 쌀을 달라”고 요청해 실제로 취사도구를 지원받았다고 합니다. A씨는 “밥솥을 요청한 탓에 밥은 제가 짓게 됐다. 비싼 밥솥을 사주셔서 밥이 찰지고 꿀맛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때부터 A씨는 회사에 출근해 쌀을 씻고 점심시간에 맞춰 밥이 완성되도록 밥솥 예약을 걸어두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두 달 정도가 흘렀다고 합니다.

A씨는 어느 날부터 남자 차장 B씨가 밥솥을 열어보고는 “밥 누가 했냐” “반찬들은 누가 싸 온 거냐” “먹어봐도 되냐” “아주 간이 잘 됐다. 맛있다. 내 취향이다”라며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을 밝힙니다. 게티이미지

A씨가 파악하고 있는 B차장은 40대 후반이고 이혼을 했으며 아이가 한 명 있다고 합니다. A씨는 B차장의 관심이 아이 때문이겠거니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B차장은 뜬금없이 “요리를 잘해서 일하는 센스가 남다르다”고 칭찬했고, A씨는 속으로 “왜 저래?”하고 말았다는군요.

저녁식사 중 닥친 고백…“불고기 맛보고 ‘운명이다’ 느껴”

문제의 사건은 금요일이었던 지난 24일 발생했습니다. A씨에게 ‘의문의 칭찬’을 한 지 약 보름이 지난 시점에 B차장은 “저녁에 퇴근하고 시간 되면 밥 한 끼 먹자”고 제안했고, A씨는 그를 따라나섰습니다. 나이도 20살 가까이 차이 나는 데다 다른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이야기했기 때문에 별다른 걱정은 안 했다고 A씨는 떠올렸습니다.

두 사람은 감자탕집에서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B차장은 요리 이야기를 꺼내더니 “나는 원래 요리 잘하는 여자가 이상형이다. 전처는 직장에 올인한 사람이라 제대로 된 밥 한 끼 얻어 먹어본 적 없다. A가 만든 고추장 돼지 불고기를 맛보았을 때 운명이라고 느꼈다. 나와 결혼을 전제로 만나보지 않겠냐”고 고백했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충격을 받은 A씨는 “순간 아무 생각도 안 나서 손에 들고 있던 젓가락을 떨어트리고 ‘헐’이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당황한 A씨의 모습을 본 B차장은 더욱 확신에 찬 표정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보라. A한테도 나쁜 이야기는 아닐 거다. ‘첫 데이트’에 털털하게 감자탕 먹는 모습에 또 반했다”며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고 A씨는 묘사했습니다.

이에 A씨는 “저도 모르게 ‘엄마야!’하면서 일어나 허겁지겁 집에 왔다”고 전했습니다. B차장의 연락처와 SNS는 차단했습니다.

네이트판 캡처

A씨는 “회사에 몸이 안 좋다고 이야기하고 조퇴하고 고민하다 이 글을 쓴다”며 “이거 신종 직장 내 괴롭힘인가? 저 먹고 살겠다고 반찬을 싸갔을 뿐인데 이런 나비효과가 있을 줄 몰랐다”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이어 “(회사) 사람들 다 있는 자리에서 ‘왜 저한테 그런 이야기를 했냐’고 물을 용기도 없다. 대표님에게만 말씀드리고 조용히 그만두고 싶다”며 “다들 제 상황이라면 어찌하시겠느냐”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댓글에 경험담 쏟아져…“조작이다” 지적도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소름 끼친다”고 공분하며 “본인이 그만둘 필요 없고 대표에게 그대로 이야기하라” “뛰쳐 나왔는데도 들이대면 차장만 미친X”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주작(조작)’ 글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댓글도 다수 있었지만 네티즌들은 “세상엔 이보다 더한 사례나 사람들이 넘쳐난다” “주작이든 사실이든 세상 어딘가에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반응했습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해 10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11.0%가 ‘원치 않는 상대로부터 지속적인 구애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자신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네티즌들의 경험담도 다수 보였습니다. 이들은 “저도 전 직장에서 20살 가까이 차이나는 애 둘 딸린 ‘돌싱’남이 사귀자고 했다” “23살에 갓 취업했을 때 회식 자리에서 10살 차이나던 옆팀 미혼 대리가 ‘나이 차이 몇 살까지 커버 가능하냐’고 물어봤던 게 생각난다” “20대 후반 때 13살 차이나는 노총각 팀장님이 추파를 던져서 싫다고 했더니 저를 욕하고 다니더라”라고 분노했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왜 따로 만났느냐, 직장 안에서 남녀 둘이 만나면 일이 생기게 마련” “특히 상대가 이혼남이면 A씨가 더 조심했어야 한다” “식모를 자처하니 이상한 놈한테 걸린 것”이라며 A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고백 할 수 있다. 서로 성인인데 뭐 어떻냐” “사랑하는 게 죄냐” “싫다고 말하고 남자도 포기하면 아무 문제 없다” “나이를 떠나 신청은 할 수 있다고 본다” “일단 거절하고 불이익을 준다 싶으면 그때 결정해도 안 늦는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