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선친 묘소 테러, “지지자 응원일 수도 있다”

발견된 한자어 긍정적 의미 일색…“체포동의안 정국에서 응원 성격 짙어”

경북경찰청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한 한자어도 ‘대답하다’ 또는 ‘보답하다’는 뜻을 가진 ‘유’(兪)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시아 투데이 제공

경북 봉화군 명호면에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친 묘소 테러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는 테러나 저주가 아닌 열혈지지자의 응원이나 격려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이 대표 선친 묘소 봉분 주위에 글자를 쓴 돌을 박아놓은 사건과 관련해 ‘테러’ 가능성 중심으로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 중이다.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5개 팀으로 꾸려진 전담수사팀은 지난 14일 확보한 CCTV 영상을 통해 묘소 일대 주변 도로 등을 오간 차량의 번호를 조회하는 등 수사 중이다.

경찰은 범행이 일어난 시점이 언제인지 특정하지 못해 길게는 1년 전, 짧게는 수개월 전 CCTV 영상을 복원하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묘소에서 발견된 2개 돌에 적힌 세(3) 음절 한자 ‘날 생’(生)자, ‘밝을 명’(明)자, ‘기운 기’(氣)자 외에 나머지 일(1) 음절의 한자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문서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누군가 돌에 한자를 새긴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했으며, 비를 맞거나 물기에 맞닿아도 씻기지 않는 성분으로 돌에 한자를 쓴 것까지는 확인했다.


경북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에 있는 이 대표의 훼손된 묘지는 이 대표의 부친과 모친을 합장한 묘소다. 아시아 투데이 제공

하지만 경북지역 정치권 관계자 및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사건을 테러가 아닌 ‘열혈 지지자’의 엇나간 응원이나 지지행위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돌에 쓰인 글자가 ‘생’(生), ‘명’(明), ‘기’(気) 등으로 긍정적인 한자어 일색인데다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한 한자어도 ‘대답하다’ 또는 ‘보답하다’는 뜻을 가진 ‘유’(兪)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사건이 발생한 시점이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정국이 불거지기 직전이어서 이 대표에 대한 응원 및 위로의 성격이 짙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다 묘소에서 처음 돌을 발견한 이 대표 측 관계자 역시 발견 당시에는 긍정적 의도의 행위일 수 있다는 판단에 민주당 측에 제보를 망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에 대한 전 방위적인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묘소사건 역시 악의적 테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글자의 의미와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선의에 따른 행위라는 의견이 확산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의 실마리조차 잡지 못하고 여전히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29일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며 “묘소와 가장 가까운 마을에 위치한 CCTV를 분석하고 있지만 뚜렷한 단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선영은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일대에 있고, 훼손된 묘지는 이 대표의 부친과 모친을 합장한 묘소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페이스북 글에서 “(묘지 훼손과 관련해) 의견을 들어보니,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 사방 혈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 등을 묻는 의식”이라며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또는 양밥)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이곳은 1986년 12월 아버님을 모시고, 2020년 3월 어머님을 합장한 경북의 부모님 묘소”라며 “흉매이지만 함부로 치워서도 안 된다는 어르신들 말씀에 따라 간단한 의식을 치르고 수일 내 제거하기로 했다. 저로 인해 저승의 부모님까지 능욕당하시니 죄송할 따름”이라고 적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