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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C&E 자사주 소각… 매각 위한 한앤코의 밑그림일까

자사주 소각, 한앤코 보유지분율 늘어나


사모펀드(PEF)가 기업을 사는 이유는 딱 하나다. 기업의 가치를 올려 나중에 더 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다. 국내 대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지분 77.68%를 가진 국내 1위 시멘트 제조회사 쌍용C&E(옛 쌍용양회)가 최근 배당정책을 바꾸면서 인수합병(M&A)업계에서는 매각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C&E(옛 쌍용양회)는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23일 공시했다. 2019년 3분기부터 분기 배당으로 주당 110원 수준의 배당을 해왔지만, 올해 1분기부터는 주당 70원만 배당하고 나머지 40원은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데 쓰겠다는 내용이다.

분기 배당은 주식을 소유한 주주들에게 이익을 1년에 4번 나눠주는 것으로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이다. 자사주 매입해 소각하면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이 줄어든 만큼 주주들이 가진 주식의 가치가 높아져 마찬가지로 주주환원책으로 꼽힌다. 쌍용C&E는 주당 110원을 배당했을 때 약 550억원 수준의 현금 배당을 해왔다. 이제는 330억원수준만 주주들에게 현금으로 배당하고 나머지 200억원은 자사주를 사들여서 소각하게 된다.

경영환경이나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해당 배당정책은 유지된다. 쌍용C&E는 1분기에 200억원, 1년에 800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게 된다. M&A 업계에서는 쌍용C&E의 유통주식수가 지금도 많지 않다는데 주목한다. 쌍용C&E의 주식 약 78%를 한앤코가 갖고 있는데,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 5.39%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 시장에 유통이 되는 지분은 17% 안팎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쌍용양회는 유통주식수가 많지 않은 회사”라며 “해당 환원책을 4년만 유지하면 유통 지분의 약 10%에 해당하는 주식이 소각된다. 결국, 매각을 위한 작업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사모펀드는 장기간 현금 배당을 통해 투자 원금을 회수하기도 하지만, 결국 그 끝은 매각이다.

코스피 기업 자진 상장폐지 요건은 발행주식 수의 95%를 확보하는 것이다. 지분율은 보유주식수를 발행주식수로 나눈 것이다. 발행주식수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지분율이 높아질 수 있다. 발행주식수를 최대한 줄여놓고 그 이후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폐지 요건을 맞추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UCK파트너스가 최근 오스템임플란트의 공개매수를 하는 이유도 상장폐지를 위해서다. 상장폐지를 하게 되면 이해관계자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매각하는데 용이하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로 건설 섹터 투자심리가 냉각됐다”며 “지금은 매각해도 제값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3~4년 후를 기약한 것일 수 있다. 또 배당을 하면 세금을 내야 하는 부분까지 고려하면 (배당정책 변경은) 한앤코의 묘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해 쌍용C&E 관계자는 “한앤코의 뜻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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