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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언팔’하더니 다시…‘김민재 은퇴 파문’의 전말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 출전한 손흥민(왼쪽 사진)과 김민재.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 핵심’으로 꼽히는 김민재(26·나폴리)가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가 자신의 실언을 사과한 뒤, 국가대표의 소중함을 강조한 글을 SNS에 올린 ‘캡틴’ 손흥민(30·토트넘)을 ‘언팔로’했다가 이를 다시 정정하는 일련의 해프닝이 벌어졌다.

대표팀 주축인 두 선수의 갈등 양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팀 내 불화설까지 제기됐고, 이런 소식이 해외 축구 팬들에게도 전해지며 논란이 확산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대표팀에서 내홍이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던 상황에, 손흥민이 김민재를 다시 ‘팔로’하고 김민재 역시 이를 받아들이며 논란이 일단락된 모양새다.

30일 새벽 김민재와 손흥민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각각 살펴보면 두 사람은 다시 ‘맞팔로’한 상태다. 전날 김민재가 손흥민의 팔로를 끊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지 하루도 채 안 돼 사태가 진정된 것이다.

30일 현재 손흥민(왼쪽 사진)과 김민재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잉 목록. 인스타그램 캡처

논란의 출발점은 김민재의 인터뷰였다. 김민재는 지난 28일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 이후 취재진을 만나 “지금 좀 힘들다. 멘털적으로 무너져 있다”며 “축구적으로 뿐만 아니라 몸도 힘들다. 지금은 대표팀보다 소속팀에 좀 더 신경 쓰고 싶다”고 말했다. 축구협회 등과 조율된 발언이냐는 추가 질문에 그는 “이야기는 나눠보고 있다”고 답한 뒤 자리를 떴다.

김민재의 발언은 대표팀 은퇴 시사로 받아들여졌고,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격한 반응이 터져 나왔다. 대체로 “경솔하고 책임감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일부는 “군 면제 받고 나니 국대 출전은 필요 없어졌느냐”며 분노하는 이들도 있었다. 해외 리그에서 뛰었거나 현재 뛰고 있는 선후배 동료 선수들 가운데 국대 차출을 두고 이런 불만을 제기한 이는 없었다며 실망스럽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지난 28일 우루과이전 이후 김민재 인터뷰. YTN 보도화면 캡처

논란이 커지자 김민재는 29일 인스타그램에 “저의 발언으로 놀라셨을 선수,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힘들다는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면서 “저는 대표선수를 하면서 한 번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다.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거나 경기에 출전할 때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의 인터뷰로 제가 태극마크를 달고 뛴 49경기는 없어졌고, (저는) 태극마크의 의미와 무게와 모든 것들을 모르고 가볍게 생각하는 선수가 돼버렸다”면서 “대표팀 내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상태였다. ‘멘털적으로 무너졌다’는 건 경기장에서의 부담감, 항상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 수비수로서 실점했을 때의 실망감 등이 힘들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김민재는 글 말미에 자신의 은퇴 시사 발언을 거둬들였다. 그는 “지금 제가 축복받은 선수임을 잘 인지하고 있고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대표선수로서 신중하지 못하고 성숙하지 못했던 점, 실망했을 팬과 선수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항상 국가대표팀을 응원해주시고 현장에 와주시는 팬분들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민재 사과문. 손흥민이 '좋아요'를 누른 상태다. 김민재 인스타그램 캡처

김민재의 사과문이 게재된 뒤 여론은 “이해가 된다”거나 “그래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으로 갈렸다. 이런 가운데 손흥민이 인스타그램에 글을 썼다. 손흥민은 그동안 국가대표로서 경기를 마치고 난 뒤 매번 인스타그램에 뭉클한 소감을 담은 글을 올려왔다. 이번 글도 그 일환으로 보였다.

손흥민은 “나라를 위해 뛴다는 것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항상 자랑스럽고 영광입니다”라며 “오랜만에 홈경기를 치르며 축구가 받고 있는 사랑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멋진 승리로 선물을 드리진 못했지만 앞으로 발전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국가대표팀 유니폼은 영광’이라는 대목에서 김민재를 떠올리는 반응이 나왔다.

손흥민 우루과이전 소감 글.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이후 공교롭게도 김민재 인스타그램 계정은 그간 ‘팔로’돼있던 손흥민의 계정을 ‘언팔로’한 상태가 됐다. 더욱이 김민재가 그동안 올린 여러 글에 손흥민이 누른 ‘좋아요’가 사라진 모습이 포착되면서 단순한 ‘언팔’이 아니라 아예 ‘차단’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상대방 계정을 차단할 경우 그가 누른 좋아요까지 모두 사라지게 되는데, 손흥민이 일일이 좋아요를 취소했을 리는 만무하니 김민재가 차단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난 뒤 손흥민은 다시 김민재 계정을 팔로했다. 김민재의 최근 사과문에도 다시 좋아요를 눌렀다. 이를 두고 일부 팬은 손흥민이 ‘대인배’의 마음으로 먼저 손을 내민 것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그러고 난 뒤 김민재 역시 손흥민의 계정을 다시 팔로하면서, 온종일 축구 팬들을 떠들썩하게 했던 언팔 사건은 일단락됐다. 김민재의 언팔이 실수였는지, 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등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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