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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거기서 뭐 하는데요… 딥러닝 기술 직접 만들어 쓰는 건설사들


건설사들이 각종 공정에 필요한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직접 개발해 국내 현장에 적용하고 해외에도 수출하고 있다. AI는 수집된 데이터를 학습해 공사장 주변 붕괴 사고 위험을 감지하거나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쓰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흙막이 가시설 인근 건물과 도로 등에 발생하는 균열을 포착하는 AI 기반 시스템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고 30일 밝혔다. 전문 IT업체와 협업해 모든 건설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현장 근로자가 휴대전화 카메라나 액션캠 등 개인 촬영기기로 흙막이 가시설 바깥쪽 도로 노면 영상을 찍어 플랫폼에 등록하면 AI가 딥러닝(심층학습) 방식으로 이를 분석해 균열 정보를 시각화한다. 이후 이력 관리를 통해 시간 경과에 따른 진행 상태 등을 비교·분석하면서 문제 발생 시 위험 경보를 관리자에게 제공한다.

롯데건설은 흙막이 가시설 현장 주변에서 약 3000장의 고해상도 균열 영상 자료를 확보한 뒤 AI 모델 학습에 활용해 핵심 기초기술을 완성했다고 한다.


건설현장에서는 지하 굴착 시 땅이 무너지거나 지하수가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설 구조물인 흙막이 가시설을 설치한다. 이 시설은 외부 침하와 균열 등으로 붕괴될 수 있어 보통 몇 곳에 전자식 계측 장치를 설치해 모니터링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흙막이 가시설 배면부(뒤쪽)에 나타난 침하와 균열의 진전에 대한 모니터링은 거의 수행되지 않고 있다”며 “이로 인해 발생한 침하나 균열은 지반 함몰 등의 큰 재해가 발생한 뒤에나 육안으로 문제 발생 상황을 파악하는 데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흙막이 가시설 배면부 균열 추적 시스템은 균열 진행 상태를 줄자로 측정해 관리하던 기존 방식에 비해 작업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데이터화한 균열 이력을 토대로 위험 발생 경고와 사전 대처가 가능하다.

건설현장에 적용되는 AI 기반 기술은 전문 IT업체에 필요한 자료 수집부터 시스템 개발 및 적용까지 모든 과정을 위탁하는 게 일반적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런 방식은 IT업체가 건설현장 특수성을 이해하기 힘들어 건설사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롯데건설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AI 기술 개발 인력을 충원해 건설현장에 필요한 AI 모델을 직접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는 AI 기술을 활용한 소각로 운영 최적화 시스템 ‘ZERO4 WtE(Waste to Energy) 솔루션’을 베트남 현지 소각시설에 최초로 적용키로 하며 해외 수출의 물꼬를 열었다.

SK에코플랜트의 'ZERO4 WtE 솔루션'을 적용할 예정인 베트남 박닌 소재 소각시설 전경. SK에코플랜트 제공

이 시스템은 소각로 운전자에게 최적의 운영 경로를 안내하는 일종의 네비게이션이다. 소각로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폐기물 투입 시점을 알려준다. SK에코플랜트는 200여개 센서 등을 통해 소각시설에서 수집한 데이터로 알고리즘을 만들어 AI에 학습시켰다.

소각로는 폐기물이 소각되는 온도에 따라 유해물질 배출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온도와 오염물질 발생량 등을 모니터링하며 운영해야 한다. ZERO4 WtE는 이 작업을 AI가 대신 해준다.

SK에코플랜트가 이 시스템을 국내 5개 사업장에 적용한 결과 평균적으로 질소산화물 12.4%, 일산화탄소 49.7%가 감소했다고 한다. 에너지 회수율은 3.1% 높아졌다. 소각 과정 중 발생하는 열에너지는 지역 산업체에 폐열이나 증기로 판매되거나 인근 주거지역에 난방열로 공급된다. 주변에 열에너지 수요처가 없으면 폐열로 발전기를 돌려 전력을 생산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9일 베트남 북부 박닌에서 환경플랜트 전문기업 조선내화이엔지, 베트남 산업폐기물처리기업 그린스타와 ZERO4 WtE 솔루션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스템이 적용되는 현지 소각로는 조선내화이엔지와 그린스타가 공동 투자해 운영 중인 하루 180t 처리 규모의 설비다. 지난해 4월 준공한 최신 시설이다. SK에코플랜트 등은 올해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뒤 내년에 본격적으로 솔루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이번 사업은 SK에코플랜트가 적극적으로 환경산업 고도화에 집중하며 이뤄낸 뜻깊은 결실”이라며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환경기술 수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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