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산율’ 최악 시나리오땐 국민연금 적자 4배 커진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 발표
기금은 2055년 고갈될 듯


‘초저출산율’ 시대를 맞게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 땐 국민연금이 2055년 207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추계위)는 31일 국민연금 제5차 재정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 1월 추계위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앞두고 발표한 시산 결과에서 국민연금 기금은 2041년 적자 전환되고 2055년에는 기금이 소진된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직전 분석인 제4차 재정추계(2018년)때보다 수지 적자 시점은 1년, 기금 소진 시점은 2년 앞당겨진 것이다. 이번 재정추계에서는 시산 결과를 확정하고 인구와 경제전망, 기금 운용 수익률 등의 변수를 반영한 시나리오를 산출했다.

추계위는 인구의 경우 합계출산율을 기준으로 고위(~1.40명), 중위(~1.21명), 저위(~1.02명), 초저출산율(0.98명), 출산율 OECD 평균(1.61명) 등 5가지 시나리오에 경제 변수(총요소생산성)를 낙관, 비관, 중립으로 적용해 기금 결과를 산출했다.

당장 출산율 등 인구 변수는 기금 소진 시기를 크게 앞당기거나 늦추진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가 중위, 경제 변수는 중립인 ‘중위중립’ 시나리오에서는 적립기금이 2041년 적자로 전환하고 2055년 기금이 소진돼 47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조건에서 인구만 초저출산율의 변수를 적용하자 기금소진 시점은 2055년으로 같았지만, 적자 규모는 207조원으로 4배 넘게 불어났다. 쉽게 말해 출생률이 크게 떨어지면 국민연금으로 거둔 수입(보험료 수입과 기금투자수익의 합)보다 지출이 훨씬 커져 적자 규모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당장 출산율이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태어난 아이들이 국민연금 가입자가 되기 위해서는 20년 이상 지나야 한다”며 “단순 계산으로 따지면 2043년이 돼야 하는데, 이미 2041년 기금이 적자로 전환되기 때문에 출산율은 단기에는 영향이 없는 변수”라고 설명했다. 다만 출산율이 ‘고위’를 유지하면 기금 소진 시점을 그나마 1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연스럽게 미래세대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기금이 고갈된 이후에는 지급해야 하는 돈 만큼을 그해 보험료로 걷어서 충당하는 ‘부과방식’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2023년 6.0% 수준이던 보험료율은 2078년 35.0%까지 증가하게 된다. 이후 감소해 2093년에는 29.7% 수준이 된다.

추계위는 기금투자 수익률이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추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기금투자 수익률이 평균 4.5%라고 가정할 때, 1%포인트만 높여도 기금소진 시점이 2055년에서 2060년으로 5년 늦춰진다. 연금 개혁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보험료율을 2%포인트 올리는 효과와 같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8.2%라는 역대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병목 추계위원장은 “국민연금 기금이 운용될 동안 수익률이 높아지면 기금 역시 막대하게 쌓이고, 기금 소진 시점을 좀 더 뒤로 미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도 “기금을 잘 활용하는 것도 연금개혁을 하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현재 논의 중인)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 조정 말고도 기금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기금수익률 제고 방안 등을 담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오는 10월 발표할 예정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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