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유동규, 눈도 안 마주쳤다…柳 내내 “이재명씨”

검찰과 李측은 과거사진 포즈 설전
李측 “김문기와 마주하는 장면 없다”
檢 “손 잡은 사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이 31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아군에서 적으로 돌아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이 법정에서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대표는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공판에 참석했다.

이번 공판은 한때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불리다 저격수로 돌아선 유 전 본부장이 증인으로 참석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의 대면은 2021년 9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3회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가 먼저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상황에서 유 전 본부장이 오후 증인 신문을 위해 법정에 들어섰다.

이 대표는 고개를 들어 유 전 본부장 쪽을 잠깐 쳐다봤지만, 이내 무표정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유 전 본부장 역시 이 대표의 시선을 피해 증인석에 앉았다.

두 사람이 피고인석과 증인석, 불과 몇 걸음을 사이에 두고 자리했지만 눈조차 마주치지 않은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증언을 시작했다.

유 전 본부장이 검찰 질문에 답변하는 도중 이 대표가 뭔가를 메모하는 모습도 보였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과 관련해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후보자 시절에도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직접 통화하는 등 친분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2010년 3월 경기 성남시 분당 지역의 신도시 리모델링 설명회를 다룬 언론 기사를 제시하면서 “당시 성남시장 후보였던 피고인(이 대표)도 설명회에 참석했고, 김문기씨도 참석하지 않았나”라고 물자 유 전 본부장은 “(두 사람이)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어 “김문기씨한테 ‘이재명씨와 따로 통화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09년 8월에도 자신이 공동대표로 있던 성남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세미나에 김 전 처장과 이 대표가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세미나 도중 이재명 피고인과 김문기, 증인이 서로 소개하고 의견을 주고받고 토론한 사실이 있나”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당연히 있다”고 했다.

아울러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 함께 성남도시개발공사 소속이었던 자신과 김 전 처장이 여러 차례 성남시를 찾아가 이 대표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증언 내내 이 대표를 ‘이재명씨’라고 지칭했다. 그는 이날 출석길에 기자들에게 “(이 대표가) 거짓말 좀 안 했으면 좋겠다”며 날선 발언을 던지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성남시장)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개발1처장이 식당에 함께 앉아 있다. '고공행진' 블로그 캡처

한편 이 대표 측과 검찰은 이날 2015년 김 전 처장과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가 호주 출장에서 함께 찍힌 사진들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김 처장을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호주 출장 사진이 해당 발언의 진위를 판별하는 바로미터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성남시장),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개발1처장,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이 나란히 앉아 사진을 찍고 있다. '고공행진' 블로그 캡처

이 대표 측 변호인은 당시 출장을 ‘패키지 여행’에 비유해 “‘여행을 갔으니 친하겠네’란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검찰이 제출한 사진과 영상을 보면 두 사람이 대화하는 장면도 없고 마주하는 장면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눈맞춤 사진이 없었다고 친분을 쌓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저도 제 처와 관계가 매우 좋다. 그런데 웨딩사진 말고는 처와 눈을 마주친 사진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눈을 마주치는 것보다 오히려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사이 좋게 손을 잡은 사진이 있다”고 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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