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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소 후 동정표 몰렸다…당내 지지율 압도적 1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뉴욕주 맨해튼 대배심 기소 결정이 미국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층 결집과 동정표 확산으로 단숨에 압도적인 공화당 대선주자로 뛰어올랐다. 이번 기소를 놓고 지지 정당별로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 등 정치·사회적 분열은 심화했다.

야후뉴스는 여론조사업체 유거브와 공동으로 벌인 조사에서 ‘공화당 대선주자 경선이 오늘 실시되면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52% 지지를 얻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2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1% 지지를 얻어 격차가 31%나 됐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가 결정된 지난 30일과 31일 진행됐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57%대 31%로 26% 포인트나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조사에서는 디샌티스 주지사에 4% 포인트 뒤졌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할만한 후보 조사에서도 55%로 디샌티스(29%) 주지사를 크게 눌렀다. 검찰의 기소가 지지율을 단숨에 뒤집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도적 주자로 만들어준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당일 하루 만에 400만 달러에 달하는 정치 후원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캠프 측은 “후원금 25% 이상이 첫 후원자“라고 설명했다.

공화당도 일제히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검장을 비난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에 나섰다. “앨빈 브래그와 그의 전례 없는 권력 남용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공권력 남용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건 브래그가 될 것”(로니 잭슨 의원) 등 기소 자체에 대한 공격이 많았다. 디샌티스 주지사도 이날 펜실베이니아 공화당 리더십 콘퍼런스에서 “법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무기화됐다”고 말했다.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은 “다른 사람이라면 (기소)하지 않았을 사건을 들고나온 것은 검찰권 남용의 전형”이라며 “가증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을 반대해 쫓겨났던 인물이다. 바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대한 법적 이론이 취약하다며 “지방검사가 정치적 과정에 영향을 주려는 것으로, 우리 역사에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선거 캠프는 자신을 지지하고 브래그 검사장에 대한 분노를 표명한 공화당 성명 100여 개를 배포했다”며 “누가 자신을 지지하는지 추적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다시 공직에 출마하는 것을 금지해야 할 때”(자말 보우만 하원의원), “두 번이나 탄핵된 전직 대통령은 우리 민주주의에 위협”(지미 고메즈 하원의원) 등 일부 민주당은 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그러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고, 모든 사람은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재판받을 권리가 있다. 전직 대통령이 그런 권리를 부여한 제도를 평화롭게 존중해주길 바란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더힐은 “기소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수적 기반을 강화해 내년 대선에서 더 강력한 세력으로 만들 수 있다는 민주당의 불안감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이번 기소에 대한 여론도 완전히 갈렸다. 유거브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39%, 화나거나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은 37%로 나타났다. 이번 기소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책임을 물으려는 순수한 목적이라는 응답과 정치적 편향이라는 응답도 각각 42%, 43%로 엇갈렸다.


공영 라디오 NPR과 매리스트대 공동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56%는 이번 수사가 공정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공화당원 80%는 ‘마녀 사냥’이라고 답했다. 매리스트대 조사에서 공화당원 45%는 ‘트럼프 전대통령이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43%는 ‘비윤리적 행동을 했지만 불법은 아니다’고 답했다.

한편 NBC 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사건과 관련해 약 30건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CBS는 1급 문서 위조 등 중범죄 혐의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 공소장은 오는 4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지방법원에 출석해 기소 인부 절차를 진행할 때까지 봉인된 상태다. 뉴욕타임스(NYT), AP통신, NBC 뉴스 등 언론사들은 트럼프 재판을 맡게 된 후안 메르찬 뉴욕주 지방법원 판사에 “공소장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압도적이다. 바로 봉인을 해제하고, 4일 재판장에 방송 촬영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하는 청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3일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에 머문 뒤 이튿날 법원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조 타코피나 변호사는 “대통령은 수갑을 차지 않을 것”이라며 “검사들이 이 장면을 서커스 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나 다른 피의자와 마찬가지로 맨해튼 검찰청에서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촬영하고 지문을 찍으며 ‘미란다 원칙’도 고지받게 된다.

뉴욕경찰(NYPD)은 이날 “뉴욕에 위협은 없다”며 “필요하면 언제든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NYPD는 소속 직원 전체에 제복 착용을 명령하는 등 보안 강화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에 출두할 때 맨해튼의 주요 거리를 폐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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